17대 국회가 문 열자 마자 파행의 연속이다. 5일 예정보다 12시간이 지난 뒤에야 의장을 선출했던 국회는 7일 오후 부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도 여야 줄다리기 끝에 2시간40분을 넘겨 겨우 열 수 있었다.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일반 상임위화 문제를 두고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상임위 정수 조정 문제 등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계속 제자리 걸음이다. 양당은 그간 수석 원내부대표 회담을 통해 "개혁특위를 구성, 예결위 상임위화를 다룬다"는 데까지는 합의했지만 방법과 시기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당은 "개혁특위 구성을 다른 상임위 구성과 동시에 하자"고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개혁특위부터 먼저 구성,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부터 다루자"며 맞섰다. 양당 수석 원내부대표는 이날 수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졌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팽팽한 기싸움 끝에 여야는 "부의장단은 일단 선출하고 보자"며 본회의를 열었지만 파행의 근원은 해결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후 원구성 협상도 계속 파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노당 의원들은 이날 의사일정 파행 등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부의장 투표에 불참했다.
우리당은 예결특위의 일반 상임위화가 내심 마뜩찮다. 그래서 예결특위를 일반 상임위화할 경우 국회법도 고쳐야 하는 등 제반 보완 사항이 필요한 만큼 "천천히 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조속한 예결특위의 일반 상임위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산통제를 통한 행정부 감시·감독이라는 국회 본연의 일을 하기 위해 17대 전반기부터 일반 상임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양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타협이 쉽지 않다.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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