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두 나라가 주한미군 감축을 본격 협상한다. 오늘 시작하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회의(FOTA)는 용산기지 이전협상 등과 별도로 미군감축을 집중 협의한다. 미군 1만2,000명 감축이 가이드 라인처럼 제시된 상황이어서, 단계별 감축시기와 규모가 협상 초점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해 주한미군과 동맹의 장래에 관한 두 나라의 구상부터 한층 분명하게 제시되기를 바란다.럼스펠드와 조영길 국방장관이 4일 싱가포르 회동에서 확인한 것처럼, 두나라는 안보환경 변화에 걸맞은 발전적 동맹관계 모색을 거듭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과 동맹의 성격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는 반면, 우리 정부는 준비가 되지 않은 듯 엉거주춤한 자세다. 이 때문에 그렇지않아도 우리사회가 불가피하게 겪을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두 나라는 미군감축의 전략적 배경과 한반도 안보영향에 관한 평가부터 분명하게 밝히고 협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불필요한 논쟁과 사회적 혼란을 막고, 구체적 합의에 이르기도 쉬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부터 한미연합군 해외파병 등 동맹의 기본성격을 바꾸는 구상을 일방적으로 내놓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한국민의 안보인식과 대미정서를 존중하면서, 미군감축과 전력유지 및 양국군 역할조정을 연계해 집중 논의하는 성실한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우리정부도 안보우려 해소에 집착, 미군감축을 늦추는 데만 매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장 급격한 변화를 막기위해 명분과 실익을 모두 내주거나, 한미 군사동맹의 영역확대 등 장기적으로 중대한 문제에 발목 잡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사회 전체가 냉철한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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