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동거녀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성에 대해 정조권 침해를 인정,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2001년 9월 A(33)씨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B(30·여)씨에게 "결혼하고 싶다"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B씨는 그러나 사귄 지 보름밖에 안 됐던 터라 거절했고 A씨는 보름 뒤 "결혼하면 평생 남편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각서까지 써주며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편 끝에 B씨와 잠자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B씨의 집으로 옮겨와 1년6개월 동안 동거하며 부부처럼 생활했다.
그러나 동거 생활 8개월이 지나면서 A씨는 집에 늦게 들어오고 B씨와의 대화도 피하기 시작했다. A씨는 B씨의 결혼 제의에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더니 지난해 3월 회사 이전을 이유로 B씨의 집을 나갔다. 이후 A씨가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B씨는 A씨의 고향에까지 내려가 A씨 부모에게 매달려 봤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A씨는 몇 달 후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B씨는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김동현 판사는 6일 "A씨는 B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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