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국가대표팀의 희망은 무엇보다 올림픽 메달 경험도 있고 실력도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공기소총 종목이다. 비인기종목 클레이사격에 묵묵히 매달려 메달의 꿈을 조준하는 두 사람이 있다. 클레이사격 여자 스키트(양 옆에서 표적이 날아옴)의 불혹을 넘긴 주부선수 김연희(45·김포시청)와 여자 더블트랩(두 개의 표적이 동시에 날아옴)의 육군중사 이보나(23·상무). 김연희는 여자 스키트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한국 선수이며, 이보나는 1996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한 이상희에 이어 올림픽 더블트랩 사대에 서는 두 번째 선수다.이들의 목표는 한국에 클레이사격 첫 메달을 안기는 것. 등록선수가 스키트는 7명, 더블트랩은 고작 4명인 척박한 현실에서 이들의 꿈은 당돌하기까지 하다.
두 아들의 엄마이자 사격 국가대표팀 맏언니인 김연희는 입문 23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81년 하사관으로 입대해 사격선수로 차출될 때만 해도 그저 사격이 좋아서 매달린 일이었다. 95년 UIT 서울월드컵(더블트랩 20위) 후엔 선수생활도 접었다.
하지만 2002부산아시안게임에 여자 스키트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자 "쏠 선수가 없어 팀 구성이 안 된다"는 주위의 간곡한 부탁에 다시 총을 잡아 단체전 금과 개인전 동메달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는 "등록선수 1만 명이 넘는 중국을 7명이 꺾은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팀의 연장자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제 명예를 위해서 꼭 메달을 따오겠다"고 말했다.
4월 2004아테네 프레올림픽 클레이사격 여자 더블트랩에서 1점차로 아깝게 4위에 그친 이보나 역시 올림픽 메달에 대한 집념을 밝혔다. "프레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게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김하연 코치는 "노련미가 조금 부족하지만 둘의 사격술이 세계적인 수준인데다 매일 사격일지를 꼼꼼히 기록하며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으니 이변을 기대하라"고 귀띔했다.
/청원=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