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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당 참패, '정치 잘하라'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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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당 참패, '정치 잘하라'는 경고

입력
200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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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치러진 지방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했다. 부산·경남·전남·제주 등 광역단체장 4곳에서 모두 졌고, 19명을 뽑는 기초단체장에서도 충청권 3곳에서만 신승했을 뿐 서울과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완패했다. 4·15총선이 끝난 지 채 두달도 되지 않아 우리당은 혹독한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투표율이 28.5%에 그치고 전국규모의 선거가 아니라 일정지역의 지방 재·보선이라는 주장이 있을지 모르지만, 선거결과가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는 준엄하다.이 경고는 우리당을 향해 집권당이라고 자만하지 말고 정신차리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나라당 스스로 "우리가 특별히 잘 한 것도 없는데 압승을 거두었다"고 말했듯이 이번 선거는 우리당에 대한 실망의 표현이다. 4·15총선 승리의 분위기에 들떠 감투싸움이나 하고 청와대에 모여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는 등의 가벼운 행태에 대한 질책이다. 경제는 어려워지는데 민생을 얼마나 챙겼느냐는 비판도 뒤따른다. 아파트 분양가 공개 방침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말해주듯 여권내 의사결정구조가 난맥이고, 여권지도부의 신중치 못한 언행은 국민들로 하여금 집권당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세대 특강에서 특유의 편가르기를 계속하고,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혁규 총리 지명을 강행하려는 모습도 지지를 이반시키는 요인이 됐을 것이다. 선거초반의 분위기는 우리당에 결코 불리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참패로 나왔음이 이를 말해준다.

우리당은 조기 전당대회와 지도부 인책 등 참패충격의 수습책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어떤 수습책이든 바탕에 국민에 대한 겸허한 자세가 배어 있지 않는 한 민심을 잡지 못할 것이다. 우리당은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주도할 안정된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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