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메추(50) 알 아인(UAE) 감독의 영입 작업이 사실상 무산됐다.대한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4일 "메추에게 거스 히딩크 감독 수준(연봉 100만달러+기타 옵션)의 연봉을 포함한 공식제안서를 보냈지만 메추가 요구하는 연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협회가 제시한 연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영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협상을 주도해온 가삼현 국제국장은 "더 이상 돈 문제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며 "6일 밤까지 답변을 해오지 않으면 협상을 끝내겠다고 최종 통보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메추가 한국으로 오려면 협회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협회는 7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추는 4일 현재 휴가차 파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포기했나
가장 큰 원인은 금전적인 차이. 협회는 히딩크 감독 수준인 100만달러 안팎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메추는 카타르 알 이티하드가 제시한 170만달러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추가 협회의 제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알 이티하드측과 잇달아 접촉하는 등 이중플레이를 하며 신뢰를 잃은 것도 포기쪽으로 기울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메추가 몸값을 올리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면서 불거진 '반(反)메추' 여론도 감안됐다. 하지만 기술위와 국제국은 계약서 한 장 없이 성급한 발표로 협상에 나서는 미숙한 행정력을 드러냄으로써 차기 감독의 영입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한 것과 한국축구의 위상을 추락시킨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향후 대안은
협회는 우선 기술위에서 차기 감독 영입작업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허정무 부위원장은 "메추 카드가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를 해왔지만 시일이 촉박한데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해 기술위원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감독 후보 선임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는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지금까지의 후보 선정 작업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시작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유명 감독들의 이적이 진행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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