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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자의 책이야기/'작전세력'의 낯뜨거운 리뷰

입력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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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 독자리뷰는 출판사의 자작극?최근 출판 편집자들의 홈페이지(www.bookeditor.org)에는 인터넷서점에 홈페이지에 올리는 독자리뷰가 특정 출판사의 사주를 받은 '작전세력'의 짓이라는 주장과 고백이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글쓴이의 다른 리뷰를 검색한 결과 특정 출판사의 책만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 단서였다. 별도 꼬박꼬박 다섯 개씩 붙였다. 대충 짐작은 했던 일이지만 혐의가 짙고 보니 허탈하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일은 한 편집자의 솔직한 고백. "교정·교열을 보고 나면 편집장 혹은 사장이 리뷰를 올리라는 압력이 들어오죠. 못 들은 척하고 며칠을 뭉개고 있으면 편집장이 다른 사람을 시키거나 직접 글을 올리죠."

2년 전 영국에서는 유명작가들이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 서평란에 독자를 가장해 자신의 저서를 추천한 사실이 밝혀져 망신을 당한 일이 있다. 장본인은 제인 그린과 이사벨 볼프라는 베스트셀러 여성작가. 이들은 "이 책이 비슷한 다른 소설가들의 작품보다 더 정직하고 사실적인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고 올렸다. 낯 뜨겁고 치사한 일이다. 그러고 보면 출판사 관계자가 아니라, 국내 작가나 저자 중에서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인터넷 속성상 어차피 신분확인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개편한 한 인터넷서점은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 독자 리뷰에서 추천과 함께 비추천의 항목을 신설했다. 이 항목을 신설하자마자 비추천 횟수도 적지않게 올라가고 있다. 그것도 안심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경쟁사의 책에 대해 비추천을 누르는 '작전세력'도 있을 수 있으니까.

리뷰는 책을 읽고 평가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선입견이나 감정이 개입된 글은 리뷰가 아니다. 문제는 악화가 양화를 쫓아내듯, 객관적 리뷰마저 믿지 못하게 한다는 것. '작전세력'의 자화자찬 리뷰를 색출하고, 다양하고 정확한 독자 리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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