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박상길 부장)는 4일 증여세 포탈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외조부인 이규동(사망)씨 또는 아버지 전씨로부터 채권 167억원을 증여받은 두 가지 경우 모두에 대해 기소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해 재판부에 제출했다.변경전 공소장에 채권 증여자를 재용씨의 외조부인 이씨 한 명으로 특정했던 검찰이 재판부에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 선고해줄 것을 요청한 것은 증여자를 한 명으로 했을 경우 무죄가 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형사소송법 254조 5항은 공소장에 범죄사실을 택일적으로 기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용씨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167억 채권 증여자를 이씨에서 전씨로 바로 바꾸기가 어려워 선택적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공판에서 검찰에 "증여자를 이씨에서 전씨로 바꿔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의 돈이라는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으며, 다만 최종 증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부수적인 판단만 남은 상태"라며 "재판부가 어느 정도 판단을 내린 것 같아 재판부에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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