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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역사연구, 59년만에 남한에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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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역사연구, 59년만에 남한에 첫 선

입력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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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학자들이 학술대회 참가를 위해 잇따라 남한을 방문하는 등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한 학자들의 평양 방문 위주로 진행됐던 남북 학술교류가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다.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옌볜(延邊)대 민족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4회 남북공동학술회의가 4일 경기 성남시 정신문화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근현대사 항일민족운동의 역사적 경험과 일본의 우경화'를 주제로 한 이날 학술회의에는 최상순 조선사회과학자협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북한 학자 9명과 최문식 옌볜대 민족연구원장 등 재중동포 학자 4명이 참가했다. 남한에서는 박성수 국제평화대학원 총장 등 13명이 주제발표했다. 개회식에서 최 부위원장은 "분단 59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남한에 첫 발을 내디뎠다"며 "공동의 민족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역사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민족 이질화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된 데다 당초 북한 학자들이 발표할 예정이었던 7편의 논문 가운데 3편이 제외돼 물의를 빚었다. 이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강조하는 북한의 논리를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에서는 최 부위원장, 송동원 사회과학원 김일성동지혁명역사연구소장과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 정치건 부장과 리창국 강좌장이 발표했다.

이서행 정문연 교수는 "북한의 논리가 여과없이 공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관계 기관의 판단에 따라 논문집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과 통일연구원은 북한 통일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15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는 북측에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7명이 참석해 6·15 선언의 의미와 한반도 주변 정세를 놓고 토론할 계획이다. 평양에서 여러 차례 남북 학술회의를 연 김기헌 남북학술교류협회 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은 "올해가 남북 학자들이 서로 오가면서 학술회의를 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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