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3일(현지시각)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과 미국 휘발유 재고증가 발표로 일제히 하락했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68센트(1.7%) 하락한 39.28 달러로 마감, 한달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 7월물 가격도 0.46달러 떨어진 36.4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원유의 주류를 이루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0.16달러 하락한 35.37달러로 떨어졌다.
이날 WTI 7월물 가격은 OPEC가 당장이 아니라 7월 1일부터 하루 200만배럴(2,350만배럴→2,550만배럴)을 증산하고 필요할 경우 8월부터 50만 배럴을 추가 증산한다는 소식에 시장 관계자들이 실망, 한때 40.85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OPEC의 증산 약속이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미국의 휘발유 및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통계가 발표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OPEC의 증산규모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의한 250만배럴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회원국들이 이미 초과생산하고 있는 300만배럴을 추인해주는 것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라크를 제외한 OPEC 10개 회원국의 지난 달 산유량은 한달 전보다 66만배럴 증가한 2,651만 배럴로 증산 결의 물량(2,550만배럴)보다 100만배럴 가량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구나 OPEC 증산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데다 중동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뚜렷한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와초비아(Wachovia)증권의 애널리스트 제이슨 셴커는 "OPEC가 증산에 합의했지만 기대했던 많은 안도감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테러로 촉발된 고유가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