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가 사별한 남편이 재직했고 현재는 장남이 몸담고 있는 의과대학에 거액을 쾌척했다.3일 가톨릭대에 따르면 1968년부터 8년간 이 대학 의학부 교수로 재직한 고 이명섭 교수의 부인 황정희 마리아(82·사진) 여사가 최근 대학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발전기금 10억원을 기탁했다.
고 이명섭 교수는 일제시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와 의학부를 나왔으며 68년부터 가톨릭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72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76년에 정년 퇴임한 후 98년 88세로 별세했다.
재직기간 줄곧 의사학 강의를 맡았던 이 교수는 끊임없는 연구 활동으로 여러 편의 의학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에 열성적이었다고 제자들은 회고하고 있다.
그의 장남인 이준성 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뒤 현재 이 대학 부설 강남성모병원 소아과에 재직중이다. 부자(父子)가 2대에 걸쳐 같은 대학의 의학 부문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이준성 교수는 "돌아가신 아버지는 의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오로지 의학 연구에만 몰두한 분"이라며 "퇴임 후 후학들에게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못한 데 대해 늘상 아쉬워했는데 어머니가 선친의 이런 뜻을 기리기 위해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여사는 기탁금을 전달하면서 "생전 고인의 뜻을 이제야 받들었을 뿐"이라며 "학교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가톨릭대 측은 고인의 뜻을 기려 발전기금을 병원 관계자들을 위한 복지회관을 짓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최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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