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보다 화려하고 대리석보다 자연스러운…. 다양한 색채와 질감의 타일이 욕실과 주방은 물론 거실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여자들의 눈을 유혹한다.시원하고 위생적이어서 여름이면 더 생각나는 타일이 각양각색의 색상과 디자인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청소가 쉽고 용도가 다양하다는 종전의 장점에 보기 좋은 모양새까지 더했으니 말 그대로 금상첨화. 타일로 집안 분위기를 상큼하게 바꾸는 법을 알아보자.
자연스러운 대리석, 타일 질감
타일의 가장 큰 단점은 차가워보이는 질감이다. 이전의 타일은 겉이 번질거리고 미끄러워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요즘 선보이는 타일은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초 문을 연 스페인 명품 타일 브랜드 ‘포르셀라노사’의 서울 논현동 쇼룸 바닥은 언뜻 보면 원목 나무 같지만 사실은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타일. 무늬가 들어가면 모두 똑같아 타일 티를 숨길 수 없었던 것과 달리 각 타일의 무늬가 모두 달라 눈으로 봐서는 원목과 차이를 느낄 수 없다.
포르셀라노사 타일을 수입하는 TNS 트레이딩 이종희 실장은 “타일을 만들 때부터 똑 같은 타일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겉모양을 입힌 후 잘라내기 때문에 단 한 장도 같은 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원목이나 대리석 같이 천연소재와 비슷한 질감은 도기(陶器) 소재가 갖는 찬 느낌을 상쇄시켜 준다”고 말했다. 겉이 반짝이는 유광이 주종를 이루다 거친 느낌의 무광 타일이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 자연스러운 느낌을 원한다면 격자무늬를 변형한 타일을 써볼 것. 이 실장은 “가로 선은 맞추되 세로 선에 변형을 주는 등 딱딱한 바둑판 모양을 탈피한 타일은 훨씬 여유로운 분위기를 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인테리어 매장에는 정사각형이 아닌 길쭉한 모양의 타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형 타일에 모자이크로 포인트
손바닥 크기의 ‘기본형’ 타일이 유행하던 시대는 지났다. 레스토랑이나 병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모자이크 타일을 한쪽 면이 50㎝가 넘는 대형 타일과 적절히 섞어 연출하면 전혀 새로운 느낌이 난다. 넓은 부위를 흰색이나 아이보리 같은 옅은 색 타일로 채우고 화려한 색상의 모자이크 타일로 포인트를 넣어주는 방식이다. 포인트로 알록달록한 타일을 쓰면 가볍고 밝은 느낌이, 짙은 고동색이나 검은 색을 쓰면 모던하고 깨끗한 분위기가 난다.
인테리어 전문 업체 ‘CS 디자인’ 안은영 실장은 좁은 욕실에는 타일과 거울을 활용할 것을 권했다.“모자이크 타일은 가격이 굉장히 비싸
기 때문에 넓은 면을 채우려면 부담이 됩니다. 적은 양의 타일로 그럴듯한 효과를 내려면 거울을 활용해보세요. 한쪽 면을 큰 거울로 채우고 테두리를 모자이크 타일로 두르면 욕실도 넓어보이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낼 수 있어요.”
모자이크 타일의 가격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법은 큰 타일을 작은 모양으로 나눈 형태의 타일을 쓰는 것. 실제로는 보통 크기 타일이면서 작은 바둑판 모양으로 무늬를 새겨 마치 모자이크 타일 같이 보이는 착시 효과를 낸 것으로 가격이 모자이크 타일의 30% 선으로 저렴하고 시공도 훨씬 쉽다.
한편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만장일치로 추천하는 타일 매장은 강남구 논현동 윤현상재(02-540-0145)다.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디자인이 국산ㆍ수입산 불문하고 많이 구비돼 있다. 을지로 동원타일(02_356_3397)은 저렴한 국산을 주로 취급하는데 수입산 못치 않게 디자인이 빼어난 제품이 많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도움말=T&S 트레이딩 윤근중 상무
/도움말=CS디자인 안은영 실장
/사진제공 참 공간 디자인 연구소, 파르셀라노사
■실내정원 응용도 가능
거실 : '이미지 월' 만들어 아기자기하게
실내정원 : 테두리로 깔면 바닥 부식도 막아
욕실, 주방, 현관 벽이 아니더라도 타일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거실의 소파 뒷면에 타일로 장식용 ‘이미지 월(image wallㆍ액자 대신 벽지나 타일로 꾸민 벽)’을 만들어보자. 집안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타일을 얇은 띠 모양이나 액자 형태로 붙이고 할로겐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밋밋한 거실에 아기자기한 활기가 더해진다. 복도의 작은 벽 하나를 타일로 꾸며도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또 하나의 연출법은 실내 정원의 테두리로 활용하는 것. 아파트에 작은 실내정원을 만들고 싶은데 거실 바닥을 파내는 ‘대형 공사’가 부담스러울 때 거친 천연석 느낌의 타일을 한쪽 면에 깔고 그 위에 화초를 자연스럽게 놓아두면 간단한 실내 정원이 완성된다. 화초의 눅눅한 물기가 마루 바닥을 썩게 만드는 것까지 막아주니 일석이조.
각 면이 20㎝ 정도 되는 타일 아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접착형 부직포나 코르크를 붙이면 냄비 받침으로 제격이다. 거친 소재의 작은 타일 바닥에 고무 발을 붙이면 비누 받침으로도 손색이 없다.
간단한 장식용 타일을 붙이는 작업은 전문가의 손을 빌릴 필요 없이 직접 해도 된다. 작은 테이블 상판을 타일로 장식하거나 겉면이 낡은 휴지통 등을 새롭게 꾸미고 싶을 때는 타일 전용 본드를 써서 붙인 후 전용 모르타르(mortar)로 사이를 메워준다. 스폰지를 물에 적셔서 닦으면서 단단히 고정하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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