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연임 문제로 내홍을 빚고 있는 한국 씨름연맹의 이호웅 총재(열린 우리당 의원)가 3일 사퇴의사를 밝혔다.전날 임기가 만료된 이 총재는 이날 총회 회원인 각 씨름단 단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연맹은 후임 총재 선임 등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연맹은 4일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를 임시로 열고 총재 직무대행을 선출, 후임 총재 선임 및 씨름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총재의 임명은 이사회에서 10명의 현 이사 가운데 3분의 2가 출석, 출석 인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며, 총회의 인준절차를 거쳐야 한다.
연맹은 지난달 31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호웅 총재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총재 연임을 반대하는 씨름인들의 반발에 부딪쳐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이만기 이봉걸 이준희 홍현욱 등 민속씨름 1세대가 주축이 된 씨름 동우회원들이 최근 이호웅 총재가 당초 팀 창단 등 공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그의 연임에 강력히 반대했다.
지난 해 1월 29일 취임한 이 총재는 3개 뿐인 씨름단을 추가 창단하는 등 민속 씨름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퇴임할 때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연맹은 기존의 3개팀 만으로 비정상적으로 단체전을 치를 수 밖에 없었고, 올해 타이틀 스폰서마저 구하지 못해 재정난에 직면, 씨름인들의 큰 불만을 사 왔다.
한편 씨름 동우회의 한 회원은 "민속씨름은 1996년 당시 김재기 총재가 재임할 때 씨름단의 수가 8개로 늘어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며 "새 총재는 씨름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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