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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터키 친선경기 1차전/한국, 후반 주도권 불구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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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터키 친선경기 1차전/한국, 후반 주도권 불구 패배

입력
200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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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한 골차 패배. 2년 전의 2―3 패배를 설욕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2년 전 그 열기,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열전이고, 명승부였다.박성화 감독대행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개최 2주년 기념 터키와의 친선경기 1차전에서 쉬퀴르에게 결승골을 허용,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터키와의 상대전적서 1무4패를 기록했고 몰디브, 파라과이전에 이어 3경기 연속 골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5만여 붉은 악마의 열띤 응원과 좋은 경기로 2년 전의 감동을 다시 한번 연출했다.

한국전쟁 참전으로 형제국의 연을 맺은 터키와의 경기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격렬한 몸싸움이 펼쳐진 격전이었다.

몰디브 쇼크에 이은 감독 경질사태까지 맞은 한국은 2년 전 월드컵 3,4위전 2―3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침체분위기에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로 투지가 넘쳤다. 또 A매치 400번째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이어가겠다는 터키도 한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한국은 경기시작과 함께 상대 골잡이 니하트 카베시(레알 소시에다드)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상대 문전에서 조병국의 헤딩슛과 이을용의 왼발슛으로 응수하며 팽팽한 기세 싸움을 이어갔다. 전반 8분께는 조병국이 설기현의 코너킥을 받아 헤딩으로 방향을 바꾸며 슛했지만 아깝게 골대를 빗나갔다.

전반 15분 니하트에게 수비가 뚫리며 결정적인 위기를 맞은 한국은 6분 뒤에는 2년 전 한일 월드컵 당시 11초만에 선제골을 넣었던 하칸 쉬퀴르(갈라타사라이)에게 또 다시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오칸 부르크가 한국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쉬퀴르가 문전에서 오른발 논스톱 슛, 볼은 이운재의 손을 스치며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1분뒤 안정환이 상대진영 중앙에서 터닝슛을 퍼붓는 등 반격에 나섰으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후반 최성국 김두현 등 올림픽 대표를 대거 투입, 측면 돌파가 살아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후반 22분 이을용의 코너킥을 조병국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아깝게 골대를 빗나갔다. 1분 뒤 상대 왼쪽 골지역을 돌파한 최성국의 센터링을 받은 안정환이 헤딩슛했으나 역시 상대 수비수에 걸리고 말았다.

한국은 이후에도 김동진의 헤딩슛과 안정환의 슛이 잇달아 막히며 터키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2차전은 5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양팀 감독 경기후 인터뷰

▲에르순 야날 터키 감독=정규리그가 끝난 지 2주 밖에 안돼 피곤한 상태였음에도 잘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우리는 전반부터 후반 15분까지 게임을 장악했다. 후반전에는 평소의 7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수비부분에서 공부를 더해야 할 것 같다. 우리 공격수의 키가 크고 기술이 앞서다 보니 수비의 약점이 드러났다. 물론 한국팀은 열심히 했고, 좋은 감독이 오면 2006년 월드컵 때는 강한 팀이 될 것이다.

▲박성화 한국 감독=최선을 다했으나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해 죄송하다. 그러나 후반전에 젊은 선수들을 투입, 좋은 경기를 했고 가능성을 봤다. K리그가 지난 주 주중 경기를 하는 바람에 선수들이 매우 피곤한 상태여서 전반전에 고전했다. 터키는 미드필드 압박이 강해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특히 전반 중반부터 강한 압박에 밀려 패스가 잇따라 끊겼는데, 이에 적절히 대처하고 적응하는 부분이 부족했다. 2차전에는 유상철 박지성 김태영이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열기는 그날과 똑같건만…/오만 쇼크·감독인선 난항…속병 깊어지는 한국축구

2002한일월드컵 터키-한국의 3~4위전이 열린 2년 전 6월29일. 당시 한반도는 거리로 몰려나온 수백만명의 축구팬들이 만든 붉은 물결과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11초 만에 하칸 쉬퀴르에게 기습골을 허용한 한국은 이을용이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며 한반도는 더욱 뜨거운 열기로 뒤덮였다. 결과는 한국의 2-3패. 그러나 누구도 월드컵 전사들을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월드컵 개최 2년을 기념해 터키와의 1차 친선경기가 열린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날 못지않게 5만1,185명의 붉은 악마들로 가득 찼다.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도 그 규모는 작았지만 붉은 함성과 물결로 넘실댔다.

비록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 중 4강 주역은 7명뿐이었고 벤치에는 ‘어퍼컷’ 세리머니의 주인공 히딩크 감독도 없었지만 어린 붉은 악마들의 응원 열기가 빈 자리를 메워주기에 충분했다.

경기결과도 당시와 비슷하게 한 골차 패배. 그래도 팬들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선전해준 한국대표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 한국축구는 보이지 않게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 K리그의 열기는 월드컵 이후 생각했던 것만큼 흥행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고, 대표팀은 히딩크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체제 아래 ‘오만 쇼크’와 ‘몰디브망신’을 겪은 한국축구는 대표팀 감독 인선에 난항까지 겪고 있다. 아시안컵은 불과 40일 앞으로 다가왔고, 이제 2년 뒤면 독일월드컵을 치러야 한다.

2002년 6월을 뒤흔들던 그 열기는 다 어디 갔을까. 그리고 한국축구는 2년 전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6월2일의 밤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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