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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익요원 목에 전자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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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익요원 목에 전자칩이라니

입력
200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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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공사가 역사에서 일하는 공익 근무요원들에게 전자칩을 패용토록 한 것은 한마디로 인권침해 행위다. 근무상태 감시를 위한 고육책이라지만, 시대착오적이며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관리 대상인 공익 근무요원은 950여명이나 되며 많게는 하루 5∼6번씩 전자칩 순찰을 한다는데, 그 때마다 당사자들이 느끼는 굴욕감과 모멸감을 생각해 볼 일이다. 공익요원들이 '개목걸이'라고 말할 정도로 전자칩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아무리 그들이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신분이라 해도 전자칩 패용은 명백한 노동감시다. 모든 근무자들을 예비 근무태만자로 간주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많다. 국방부나 경찰청 등이 사용 중인 기기라는 이유로 쉽게 도입한 것은 잘못이며 사려깊지 못한 일이다. 이 기기를 쓰고 있는 기관들이 많은 것도 놀라운데, 문제가 있는 장치를 덩달아 사용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인권침해를 보편화하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공익 근무요원들에게도 고쳐야 할 점은 많다.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도 근무행태가 너무 나태하거나 느슨해 신분을 망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근무시간에 딴청을 부리거나 PC방에 가서 노는 사람들이 많아 올 들어 5월까지 400건이 넘는 경고조치가 취해졌다. 지하철 자살사고가 늘어나고 테러의 불안까지 겹쳐 승강장 상시 근무태세를 강화해야 할 필요는 더 커졌다. 그런데도 성실하게 복무하지 않는 사람들은 징계와 제재를 받아 마땅하다. 근무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자체 개선노력과 반성이 절실하다.

서울지하철공사는 반인권적 전자칩을 폐기하고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조직구성원들을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이끌어가지 못할 경우 전자칩 외에 다른 문제까지도 빚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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