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모든 성악가가 선망하는 꿈의 무대. 여기서 20년 째 주역으로 활동 중인 한국인 가수로는 소프라노 홍혜경이 유일하다. 그녀가 29일과 7월 1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으로 화려한 갈라 콘서트를 한다. '홍혜경과 친구들' 이라는 이름으로 메조 소프라노 제니퍼 라모어, 테너 조세프 칼레야, 바리톤 김동섭이 함께 하는 이 공연은 스타급 성악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보기 드문 무대.홍혜경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부동의 주역이다. 20대 중반이던 1984년 이 극장에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170회가 넘는 공연에서 약 20개의 역할을 소화했다. 최근에는 빈 국립오페라, 파리의 바스티유 오페라 등 유럽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올해 5월, 전성기를 달리는 그의 경력에 또 하나의 정점이 찍혔다. '목소리가 무르익을 때까지' 오래 기다려온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으로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는 워싱턴 오페라에 출연한 것. 모든 소프라노가 하고 싶어하는, 그러나 무리했다가는 목소리를 망치기 십상인 이 역으로 한 달 간 8회 공연했고 극찬을 받았다.
라모어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이 시대 가장 아름다운 메조 콜로라투라'(화려한 기교의 메조)라고 격찬한 가수로 2000년 5월 LG아트센터에서 홍혜경과 멋진 듀엣 무대를 선보여 청중을 열광시킨 바 있다.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 출신인 칼레야는 올해 26세의 무서운 신예. 겨우 19세에 오페라에 주역으로 데뷔했고 2002년 코벤트가든, 올해 빈 국립오페라에 데뷔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데카 레이블에서 베르디, 칠레아, 도니제티, 푸치니 등의 유명 아리아로 첫 독집음반도 냈는데, 전혀 힘들이지 않고 노래하는 듯한 자연스러움과 부드럽고 서정적인 음색이 베냐미노 질리 같은 옛날 명가수를 연상시킨다. 김동섭 또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3위(2003), 뮌헨 국제 콩쿠르 우승(2002)에 빛나는 신예.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윤이상 '심청'으로 데뷔했고 지금은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베르디·벨리니·푸치니·마스네·들리브·오펜바흐 등의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이중창, 사중창으로 풍성하게 꾸며진다. 지휘 카렐 마크 시숑. 관현악 반주 프라임필. 3만∼16만원. 문의 (02)720―6633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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