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6월3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 각국 대표들과 민간단체들이 모여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흔히 '리우회의'라고 불리는 이 회합은 정부 대표들을 중심으로 한 유엔환경회의(UNCED) 또는 지구 정상회의(Earth Summit)와 각국 민간단체들이 주체가 된 지구환경회의(Global Forum '92)로 나뉘어 진행됐다.유엔환경회의에서 채택한 '리우선언'이나 '의제21'의 핵심적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앞으로 올 세대를 위한 자원 능력을 잃지 않으면서 지금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뜻한다. 다시 말해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절제하면서 실천하는 개발을 가리킨다. 유엔환경회의가 열린 지 10년이 되던 2002년 8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다시 지구 정상회의(리우+10회의)가 열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요하네스버그 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오존층 파괴, 삼림 파괴, 공기와 수질 오염, 기후 변화, 생물다양성 훼손 등 과학자들이 보고하는 지구환경 악화는 근래의 생태론적 조바심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생태론의 급진적 분파가 과학기술에 대한 적의와 근대 이전 농촌공동체에 대한 동경이라는 낭만주의적 에토스 안에 다소 거친 반인간주의, 반합리주의, 신비주의를 간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구생태계 전체를 하나의 집(에코)으로 파악하는 논리(로고스)로서의 에콜로지(생태론)와, 집(에코)을 지배하는(노모스) 기법으로서의 에코노미(경제)는 긴장 관계에 있다. 에콜로지는 에코노미가 사랑하는 기술적 효율을 경멸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급진적 에콜로지와 생태불감적 에코노미 사이의 이 긴장을 지양하기 위한 '제3의 길'이라 할 수 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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