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국제 유가와 미국 금리 등 해외 변수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3일(현지시각)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와 이달 하순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증시의 중기 추세를 가를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증시 전문가들은 OPEC의 원유 증산 규모가 시장의 고유가 우려를 진정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최근 국제 유동성의 증시 이탈을 진정시키면서 세계 증시의 상승 추세가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달 29∼30일로 예정된 FOMC 회의 역시 미국 고용지표 등과 맞물려 국내외 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OPEC 증산 효과 기대 반 우려 반
3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일단 OPEC 회원국의 증산 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알 아티야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31일(현지시각) 베이루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테러 사태로 야기된 고유가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충분한 양의 원유를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며 증산 규모가 하루 250만 배럴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증산 기대감은 1일 국내외 증시에 곧바로 반영됐다.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1.48%,일본 닛케이 지수가 0.54% 각각 상승한 것도 부분적으로는 원유 증산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OPEC의 증산 결정이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바클레이캐피탈의 케빈 노리쉬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막대한 원유 증산이 필요하다"며 OPEC의 증산 규모(1일 300만 배럴 수준 이하 예상)로는 미국 석유소비 증가분을 충족하기 어렵고 테러 우려도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덕청 연구위원 역시 "OPEC 회원국의 1일 최대 추가생산여력이 350만배럴에 이르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최근 유가 불안은 4월초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투기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아직 유가 안정세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6월 미 금리 0.25% 인상 대세
증시의 중기 추세를 가를 미국 금리(연방기금금리)의 향방은 일단 이달 FOMC 회의에서 0.2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4월 이후 고용지표의 급속한 호전 등에 따라 최대 0.50% 정도의 급속한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다소 해소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연구위원은 "현재 선물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미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은 6월말 FOMC 회의에서 0.25% 금리인상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며 "과감한 조치 보다 원유 등 상품시장에서의 투기세력 견제와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절대 금리 수준을 부분적으로 복원하려는 차원의 금리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이와 관련, "미국 금리인상 폭이 연내 0.50% 정도라면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감안할 때 국내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미국 금리인상과 OPEC 회의 이후에도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이 맞물리면 국내 증시에 만만찮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