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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기행이 찾은 맛집/부석사 종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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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기행이 찾은 맛집/부석사 종점식당

입력
200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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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찰을 가든 인근 음식점의 대표 메뉴는 산채 비빔밥이다. 사찰음식의 대명사이기도 한데다 산나물 맛이 신선한 산천의 공기와 딱 맞아떨어진다. 사찰 앞에 늘어선 대부분의 식당도 산채비빔밥 집들이다.경북 영주시 부석사 입구에도 이런 산채비빔밥 집이 즐비하지만, 그 중 '종점식당'(054-633-3606)은 소문난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부석사 앞 음식점 중 가장 오래된, 30년 전통의 식당이란 점 때문만은 아니다. 종점식당 역시 산채백반과 산채비빔밥이 주 메뉴지만, 명성의 원천은 바로 청국장 때문이다.

산채백반과 비빔밥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 청국장은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맛이 일품으로 혀끝에서 살살 녹는 기분이다. 특히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더욱 담백하게 느껴진다. 청국장을 싱싱한 산나물과 비벼 먹으면 마음까지 상큼해진다. 청국장 맛을 보기 위해 부석사를 찾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청국장은 종점식당에서 직접 빚어내는데, 콩을 끓인 뒤 아랫목에서 청국장을 뜰 때 볏짚을 함께 넣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맛의 본고장 남원 출신인 주인 김숙자(45)씨는 "시어머니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는데,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담백한 청국장 맛을 내게 하는 비법이다"고말했다. 청국장이 함께 나오지만 백반은 6,000원, 비빔밥은 5,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청국장외에도 동동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호박부침도 인기. 호박과 밀가루에다 청량초가 버무려져 담백하면서 화끈한 맛이 일품. 안주거리로 그만이다.

종점식당의 맛도 맛이지만, 주인 김씨의 넉살 좋은 손님 맞이도 인상적이다. 낯선 손님이라도 김씨에겐 금새 단골 손님처럼 '삼촌'이 되고, '언니'가 된다. 시원시원하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손님들과도 금방 어울려 처음 찾은 손님도 고향 동네 음식점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낀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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