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미국)이 뒷바람의 도움을 받아 비공인 세계타이기록을 세웠다.그린은 1일(한국시각)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서 열린 페이튼조던육상대회 100m 결승에서 9초78을 기록, 팀 몽고메리(미국)의 세계기록(2002년 9월)과 타이를 이뤘지만 '바람' 때문에 기록을 공인 받지 못했다.
이날 그린의 기록을 도운 건 초속 3.7m로 불어준 뒷바람이었다. 그린은 자국의 아테네올림픽 100m 금메달 유망주 저스틴 게이틀린(9초91)의 부정출발에도 굴하지 않고 폭발하듯 질주하며 제일 먼저 피니시 라인을 넘었다. 유망주 존 카펠은 10초07에 그쳤다.
반면 그린의 기록은 100m 200m 110m허들 멀리뛰기 등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의 경우 '경기 중 초속 2m를 넘는 바람이 불면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 국제육상연맹(IAAF)의 규정상 비공식기록으로 남게 됐다. 몽고메리가 세계신기록(9초78)을 세울 당시 뒷바람 풍속은 딱 2m였다. 1996년에는 오바델 톰슨(바베이도스)이 역시 뒷바람의 도움으로 9초69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그린은 "난 바람이 없다면 더 빠르다"며 자신만만이다. 풍속의 영향을 빼고 계산할 경우 이날 그린의 기록은 9초94. 그는 지난달 고향 로스엔젤레스에서 바람 덕이긴 하지만 9초86을 뛰는 등 두 주만에 두 번이나 9초 대를 뛰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그의 발은 지금 아테네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무서운 신예 중장거리 스타 케네시아 베켈레(21)는 이날 네덜란드 헨겔로에서 열린 FBK육상대회 남자 5,000m에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보유한 종전 기록(12분39초36)을 6년만에 깨고 12분37초35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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