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는 아홉개 행성이 있다. 그 중 목성, 토성은 나머지에 비해 굉장히 커, 거대 행성이라 부른다. 행성은 태양이 태어날 때 주변에 모여든 가스와 먼지가 뭉쳐 만들어졌다. 그 때 가스와 먼지가 너무 많으면 거대 행성이 세 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거대 행성이 세 개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들이 미치는 인력이 강해지고, 그 영향으로 작은 행성인 지구의 궤도가 불안정해져 결국 태양과 충돌하게 된다는 것이다.반대로 가스와 먼지가 적으면 거대 행성은 만들어질 수 없다고 한다. 거대 행성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구와 혜성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다. 그러면 인류와 같은 존재는 생겨나지 못하고 미생물만 살고 있을 것이다.
원리는 이러하다. 우주에서 태양을 향해 날아오는 혜성은 도중에 목성의 궤도를 지난다. 그런데 목성은 거대 행성으로 인력도 매우 강해 대부분의 혜성이 목성에 떨어진다. 따라서 가스와 먼지가 적으면 혜성이 목성 부근에서 차단되지 않고 지구까지 직접 다가오게 된다.
그러니까 태양계는 처음 먼지와 가스가 많지도 적지도 않은 아주 적당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먼지와 가스가 참으로 절묘한 정도만 있어서 오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는 우주에서 최적의 조건을 지닌 행성이다. 우리는 그런 행운의 조건에서 비롯된 존재이다.
오늘 우리는 험한 세파에 시달리며 '존재의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근본에 있어 자신이 행운의 조건에서 비롯된 존재라는 사실을 알면 좀 느긋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행운의 뿌리에서 행운의 열매가 맺힐 것이라는 믿음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믿음이 소중한 것은, 인생이란 믿는 대로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희담 신명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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