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카드" 향방6·5 재·보선 결과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위상과 김혁규 전 경남지사에 대한 총리지명 문제의 향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다.
이번 재·보선에서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등 두 곳의 영남 권 선거에서 한 곳 이상에서 승리할 경우 재·보선 공동선대위원장인 김 전지사의 입지강화와 동시에 '김혁규 총리' 카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지사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우리당의 일부 소장파도 더 이상 반대 명분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여권에 있어서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의 의미는 그만큼 심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두 곳에서 모두 패배하면 상황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평소 스타일로 볼 때 김 전지사 총리지명을 그대로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당내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김혁규 총리' 임명동의안의 국회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신기남 의장 등 지도부에게도 부담스럽다. 반대파 의원들에 대한 설득이 녹록치 않을 뿐더러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여부에 따라 진퇴를 결정해야 하는 입장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전남지사 선거에서도 진다면 그 동안 잠복했던 '조기 전당대회론'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 경우 여당 내 역학구도의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1일 지도부가 DJ를 방문한 것은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자구책의 측면도 없지 않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박근혜 대표 거취
'3승이면 출마, 2승1패면 고려, 1승2패면 불출마?'
한나라당 안팎에선 나흘 앞으로 다가온 6·5 재·보선 결과와 7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대표경선에 다시 출마할 지 여부의 함수관계를 두고 설(說)이 분분하다. 박 대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재출마쪽으로 기우는 듯 했지만 "그렇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당분간 2선으로 물러나 숨 고르기를 하는 게 차기 대권전략 상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불출마의 명분. 박 대표는 이번 재·보선의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를 출마여부를 결정짓는 잣대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이 부산 제주 경남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경우 박 대표는 7월 전대 재출마 결심을 굳힐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엔 불출마 구실을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현재 접전 양상인 부산에서 패해 2승1패가 되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재출마를 막을 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박 대표가 "수성 실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구실이 있을 때 불출마쪽으로 선회할 지 모른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1승2패나 3패의 경우 박 대표가 말을 꺼내기 전에 당내에서 먼저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강경파 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 대표는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출마를 포기할 공산이 크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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