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깊이로 완연해진 여름. 볼 수는 있지만 만지기 망설여지던 바다와 강이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시즌이다. 6월은 더욱 가깝게 다가온 바다와 강으로 떠나는 여행의 시작이다. 한국관광공사가 '6월의 가볼만한 곳' 4곳을 선정했다.
단오제 천년 신바람에 젖어
2004 강릉국제관광민속제 경포대, 정동진, 주문진항 등이 있는 강릉은 사시사철 가볼만한 곳이지만 특히 6월에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매년 음력 5월5일을 전후해 개최되는 강릉단오제가 '강릉국제관광민속제'라는 이름으로 규모를 확대, 11일∼27일 남대천 시민공원일대에서 열린다. 단오제는 1,000년전 동예시대부터 전해지는 민속축제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됐으며, 2005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신청을 위한 잠정목록에도 등록돼있다.
이번 행사는 '신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와 '천년의 신바람, 세계인의 어울림'을 부제로, 단오제의 단오굿, 영신행차, 조전제, 송신제 등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18개 공연단과 각 지방자치단체 예술단 등 38개 팀이 참가, 한국민속의 정수를 선보인다.
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록된 인도의 쿠티야탐, 중국의 곤극, 필리핀의 후드후드송, 캄보디아의 왕실발레 등을 비롯, 세계 21개국 30개 공연단의 민속공연이 펼쳐진다.
행사기간 동안 단오민속관, 한국민속관, 세계민속관, 농업민속관 등 4개의 전시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축제와 민속품이 비교, 전시된다. 또 신부뽑기, 코코넛돌리기, 대나무막대타고 걷기를 비롯, 그네, 널뛰기, 투호, 비석치기 등 국내외의 다양한 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일반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이며, 입장권으로 오죽헌시립박물관, 대관령박물관, 경포대, 통일공원 등 4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강릉 국제관광민속제 추진위원회 (033)640-5597.
섬마을 선생… 아스라한 추억
대이작도 인천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 대이작도는 1967년 제작된 흑백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무대. 해변산책과 여름철 피서지로 알려진 곳이다. 섬안에는 큰풀안, 작은풀안, 목장불, 계남(일명 뛰넘어) 등 아기자기한 이름의 해수욕장이 4개가 있다. 계남해수욕장앞에는 섬마을촬영장소 기념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섬 남쪽 바닷가에 썰물 때만 드러나는 '풀치'는 신비의 모래섬으로 유명하다.
섬에서 바다만 본다면 심심할 터. 부아산, 소리산 등 두 개의 봉우리가 솟아있다며 특히 부아산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목조계단과 80m 길이의 구름다리를 이용해 정상에도 쉽게 오를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정상에서 보는 일몰과 일출이 압권이며 인근 선갑도, 문갑도 등 일대의 섬들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다.
시간이 있다면 섬에서 200m 떨어진 소이작도를 다녀오는 것도 괜찮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2∼3차례 여객선이 운항한다. 경기 안산시에 있는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두 곳 모두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카페리가 있다. 옹진군청 관광자원개발사업소(032)880-2591∼4.
섬진강 따라 미니열차 여행
전남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구 곡성역은 1999년 전라선 철도 개량공사로 폐선된 선로와 역사를 이용, 철도공원으로 태어났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무대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구 곡성역을 출발하여 가정마을 간이역까지 약 9km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미니열차는 섬진강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물. 10월까지 주말에만 운행하며 하루 4차례 선착순으로 탑승이 가능하다. 왕복 1시간10분 정도이며 요금은 무료.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곡성역으로 돌아가지 않고 가정마을에서 내려 자전거전용도로에서 즐기는 하이킹도 빼놓지 말자. 마을앞에 자전거대여소가 즐비하며, 1인용 3,000원, 2인용 4,000원이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다.
낮에도 햇살이 비치지 못할 만큼 울창한 숲길을 자랑하는 태안사, 도선국사,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 내로라는 도인들이 몰려들었다고 하는 도림사 등도 필수 방문코스. 어린 자녀들의 체험관광을 위한 섬진강 자연학습원, 두계산골 외갓집 체험마을 등 볼거리가 많아 하루가 짧은 곳이다. 곡성군청 지역개발과 (061)360-8324, 8224.
황포돛배 타고 통일·안보교육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사목리 호국의 달 6월 만큼은 자녀들이 분단국가의 현실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선정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임진각관광지는 서울시청에서 북쪽으로 불과 54㎞, 군사분계선에서 남으로 7㎞떨어진 곳이다. 참혹했던 6·25전쟁의 그림자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 곳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만 연간 200만명. 망배단, 자유의 다리와 위령탑, 평화의 종과 통일연못 등 통일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기념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올 3월부터 조선시대 이 일대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황포돛배가 진수돼 관광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두지나루터에서 고량포 여울목까지 왕복 40분이다. 고량포 여울목에서 북한과의 거리는 4㎞. 지척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현실을 통해 통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60만년전 현무암으로 조성된 임진강 적벽을 비롯, 빨래돌바위, 거북바위 등 강주위에 펼쳐지는 절경에 대해 문화유산해설사의 구수한 설명이 곁들여 진다. 파주시청 문화관광과(031)940-4363.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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