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직전 SK가 하나로국민연합 후보로 출마한 이한동 전 국무총리에게 2억원의 불법자금을 건넨 것은 당시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의 요청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손길승(구속) SK그룹 회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이현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SK가 이 전 총리에게 2억원을 제공한 데 대해 "당시 신 장관의 요청이 있었다"며 "신 장관이 '거액'을 요구했으나 이 전 총리의 당선 가능성이 낮았고, 후원금 한도도 초과한 상태여서 2억원만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손 회장은 또 민주당 한화갑 의원에게 불법자금 4억원을 준 데 대해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만난 한화갑 의원이 '2∼5월 경선 기간동안 매달 2억원씩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2월에 2억원을 준 뒤 더 주지 않자 한 의원측이 항의를 해 추가로 1억원을 줬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 영향력이 막강해 어쩔 수 없이 1억원을 추가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한동·엄호성 불구속 기소
한편 대검 중수부(안대희 부장)는 이날 이 전 총리와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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