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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전용관]진정한 국산 성인애니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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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전용관]진정한 국산 성인애니 어디에…

입력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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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늘을 날고, 고양이 버스가 숲속을 달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글동글한 만화영화가 애니메이션의 전부라고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분들껜, 지금 강남 어느 한구석 작은 극장에서 조용히 상영되고 있는 '퍼펙트 블루'는 이단아처럼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다. 만들어진 지 벌써 7년이 된 이 '성인용' 애니메이션은 거침없는 성 묘사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이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적인 영화, 이중적 의미의 성인용(야해서 그리고 어려워서) 영화라고 할 수 있다.사실 따지고 보면 수많은 성인용 애니메이션이 있으며, 만화영화가 아동용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빌 플림턴의 '나는 이상한 여자와 결혼했다' 시리즈, 전설의 '헤비메탈', 악취미로 똘똘 뭉친 '비비스와 버트헤드'와 '사우스 파크' 그리고 피터 정의 '이온 플럭스' 같은 애니메이션은 순전히 어른들을 위한 엔터테이너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월트 디즈니의 '판타지아'를 에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한 '알레그로 논 트로포'나 랄프 백쉬 같은 선구자의 '트래픽' 같은 위험한 그림체가 이미 있었다.

물론 이쪽 방면의 전문가는 재패니메이션이다. 어린시절 우리의 아침 시간대를 사로잡았던 '은하철도 999'(사진)도 은근히 에로틱했으며(아, 메텔의 수줍은 누드여!), 이어 방영되던 '천년여왕'은 그 선정성 때문에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몇 년 전 '무사 쥬베이'로 한국을 찾았던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마계도시'나 '요수도시'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 '신세기 에반게리온'도 극장판을 보면 장난 아닌 수준이며, '동급생' 시리즈의 섹슈얼한 매력이나 '이나중 탁구부'의 변태 컨셉트도 빼놓을 수 없다. 압권은 '우로츠키 동자' 시리즈. 전세계적인 컬트 애니메이션인 이 영화는 포르노그래피와 애니메이션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예일 것이다. 물론 한때 '삐짜'로 떠돌던 '마징가 포르노'나 '백설공주 포르노'도 빼놓고 넘어갈 수 없다. 이처럼 숨차게 나열한 목록 속에 한국의 성인용 애니메이션이 차지할 자리는 어디일까? '누들누드' 같은 모범적인 예가 있지만 원작만화의 입김이 너무나 강한 케이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에겐 타임캡슐까지 들어간 '블루 시걸'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우리 후손들은 '블루 시걸'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이외에도 섹스 로봇이 등장하는 '69 핑크 라이더스', 회사원들의 일상에 에로를 집어넣은 '해피 데이', 미래 세계의 섹스 사이보그를 다룬 '러브 머신' 등이 있지만, 왠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어설프게 베꼈거나 에로 비디오를 그림으로 옮겼다는 느낌이다.

독특한 시도가 있었다면 '러브@하우스'. 두 명의 간호사가 납치당한 후 겪는 일을 그렸는데, 3D 애니메이션 시도는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별로 야하지가 않다(바비 인형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찍어놓은 것 같다). 우리에게 가슴 적시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마지막으로 정말 기만적인 국산 에로 애니메이션 하나 소개한다. 제목은 '섹스피아'. '블루 시걸'의 몇몇 장면을 삽입해놓고서 성인용 만화영화라고 뻥 쳤다. 실사 장면(거의 다 섹스 신)에 에로 스타 류미오가 등장 안 했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김형석·월간스크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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