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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추가 테러" 경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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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추가 테러" 경고 잇따라

입력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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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사우디아라비아 호바르시(市)에서 발생한 테러 직후 사우디 정부는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 된 이슬람신자 인질의 현장 모습을 TV를 통해 수차례 방영했다. 형제인 무슬림의 피까지 빼앗는 테러단체 알 카에다는 사우디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쳐 신봉할 만한 조직이 아니라는 호소였다.사우디 정부가 이처럼 전전긍긍하고 있는 와중에 알 카에다 등 이슬람 과격세력들이 사우디에서 대규모 추가 테러를 준비중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30일 이슬람 과격 테러리스트들이 사우디에서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경고가 정보기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를 준비하고 있는 알 카에다 동조자들이 주요 석유시설, 사우디와 바레인을 잇는 방죽 등을 주요 테러 목표물로 설정하고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6월말로 예정된 이라크 주권 이양을 앞두고 사우디가 대 테러 전선의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호주 등이 사우디에서의 추가 테러 가능성을 우려, 자국민들에게 사우디로 여행하지 말고 사우디를 즉각 떠날 것을 권고하는 등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호주 외무부는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여행안내문에서 "사우디 내에서 언제, 어디서든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우디에서의 테러는 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탓에 전 세계가 더욱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우디 체제가 과격 이슬람 세력의 자양분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우디는 중동의 맹주이자 이슬람 근본주의의 본산지라고는 하지만 '와하비즘'으로 불리는 엄격한 이슬람 통치이념에서 점점 이탈, 사우디 왕가에 대한 정치·사회적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교도인 미군의 주둔, 서방에 의한 석유침탈 등으로 젊은층이 분노하고 있고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때 참전했던 전사들이 많다는 점도 알 카에다가 침투, 조직을 확대할 수 있는 효율적 통로다.

실제로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알 카에다의 사우디 조직책으로 거명된 압둘 아지즈 알 무크린은 사우디 젊은이들의 이런 정서를 최대한 이용했다. 무크린은 당국에 쫓기면서도 공개적으로 도시 게릴라전을 주창했고 테러의 '경제적 목표물'과 '인간 목표물'가운데 인간 목표물에 해당하는 외국인들의 우선순위까지 정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크린의 강령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직접적 테러 위협에 처한 사우디는 안팎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테러범들 '무슬림 인질'엔 관대

사우디아라비아 인질사건에서 20세 전후로 보이는 4명의 범인들은 테러 대상으로 이교도를 찾아 다녔으며, 이슬람 교도에게는 관대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테러대상이 서방인이었다는 정황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번 테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부 하가이라는 미국적의 이슬람교도는 범인들이 "미국인이냐"고 물어 "미국인이지만 무슬림이다"라고 대답하자 "우리는 무슬림을 죽이지 않는다"며 외국인의 소재를 물었다고 증언했다. 범인들은 또 그가 무슬림인 것을 확인한 뒤 무단으로 집안에 침입한 것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까지 했다.

사건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사우디 테러집단의 조직책은 인터넷을 통해 "인도인이 많이 살해된 것은 소를 숭배하는 자들이 파키스탄과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무슬림들을 죽였기 때문"이라며 이교도에 대한 적의를 드러냈다.

서방 소식통들은 이번 사건의 진압과정에서 사우디 특수부대원들이 인질 22명을 희생시키면서 범인들은 4명 중 고작 1명밖에 잡지 못한 것은 사우디 정부의 미숙한 테러 진압능력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리처드 루가 미국 상원외교위원장은 30일 "사우디에 급진적인 젊은이가 많은 것은 사우디 정부가 사원학교인 마드라사에 아직까지 재정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사우디 정부를 비난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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