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구려 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해 대대적으로 실시한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일대 주요 유적발굴 성과가 공개됐다.중국 국가문물국은 최근 고구려 초기 성인 환도산성 내 왕궁터와 광개토대왕릉 인근에서 찾아낸 청동방울의 사진 등을 담은 문화재 자료집 '2003년 중국 중요 고고(考古) 발현(發現)'을 발간했다.
자료집에서는 환도산성 내 왕궁터 발굴 전경이 처음 공개됐다. 고구려 두번째 도읍인 국내성 인근의 환도산성은 제10대 산상왕이 서기 198년에 쌓기 시작했으며 209년에 정식으로 왕의 성이 된 전시 대비용 산성. 8,000㎡ 넓이로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경사지에 있다. 내부는 3단계로 조성되어 있으며, 대형건물터(상층부)와 8각형 건물터(중층부) 등이 발견됐다. 특히 8각형 건물터는 경주 나정 신라 유적에서도 확인된 것으로 제사의식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고구려 고위 관직인 '小兄(소형)'이라는 글자를 새긴 원통형 기와도 출토됐다.
광개토대왕릉에서 새로 출토된 금도금 등자(말 탄 뒤 발을 고정하는 물건), 책상다리, 말띠 꾸미개 등과 무덤 주인을 알려주는 유물로 주목받은 '好太王(호태왕)' 명문의 청동방울 사진도 공개했다. 최근 중국에서 이 자료집을 입수한 동양대 이한상 교수는 "지난해 발굴 결과 1,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며 "중국 학계는 고구려의 금속 가공기술이 매우 뛰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세계문화유산 등록 확실시"
북한과 중국 내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공동 등재를 권고하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전문가의 검토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ICOMOS 전문가단이 각각 2002년7월과 2003년9월 북한의 평양 및 남포의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 내 지린(吉林)성 및 랴오닝(遼寧)성의 고구려 산성들과 고분군을 답사, 조사·검토한 결과를 담고 있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에 대해 보고서는 "벽화가 훼손되거나 홍수로 물에 잠긴 몇몇 고분 이외에는 보존상태가 우수하나 장단기 보존 및 연구 프로그램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뛰어난 벽화제작 솜씨와 고분 건축상의 독창적 토목기술 등 당대의 문화를 훌륭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녀산성, 국내성, 환도산성 등 고구려 산성과 고분군 등 중국 내 고구려 유적에 대해서는 "사라진 고구려 문화의 특별한 유산이자, 증거임에 틀림없다"며 "중국이 고구려 고분의 보호, 연구, 보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3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6월28일∼7월7일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제28차 세계유산위원회(WHC) 정기총회에 제출되며, 관례적으로 참가이사국들이 이 보고서의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총회에서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공동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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