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앞 다퉈 세계 최고 수준의 화질을 지닌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를 개발했다.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PDP TV 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양산 및 크기 경쟁을 벌여온 양 사가 본격적인 화질 싸움에 들어간 셈이다.양 사가 내놓은 PDP 화질은 액정표시장치(LCD)을 능가하는 수준. 이에 따라 그 동안 디스플레이 업계에 나돌았던 '크기=PDP, 화질=LCD'라는 공식 아닌 공식도 조만간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과 LG의 치열한 싸움
LG전자가 31일 세계 최고의 밝기와 명암비를 실현한 PDP(1,500 칸델라·5,000대1 명암비)를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삼성SDI도 곧바로 이날 세계 최고 화질의 PDP(1,500 칸델라, 1만대1의 명암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나란히 '세계 최고 화질'이란 수식어를 붙인 PDP 개발 사실을 밝힌 것. LG전자가 지난해 76인치를 개발하자 삼성SDI가 올 초 80인치를 선보이는 등 양 사는 지난해 세계 최대 크기 PDP 개발을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이날 공개한 기술에 따르면 패널크기(42인치)와 밝기(1,500 칸델라)는 같지만 명암비는 삼성SDI가 1만대1로 LG전자(5,000대1)보다 높다. 이에 대해 LG전자측은 "1만대1 명암비는 우리도 이미 확보한 기술이지만, 현재 상용화할 수 없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삼성SDI측은 "하반기에 상용화할 수 있으며 현재 개발된 기술로는 세계 최고 명암비라는 사실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양산 및 크기 경쟁에 이어 화질 경쟁에 접어든 양 사의 자존심 대결로 한국은 올들어 양산 규모에서 PDP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는 것은 물론 한 수 위의 기술력을 지니며 명실상부한 PDP 대국의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TV 간판상품으로
일반적으로 디지털 TV의 화질을 구성하는 것은 명암비(화면의 가장 밝은 부분과 가장 어두운 부분의 밝기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것), 휘도(단위 면적 당 구현할 수 있는 최대 밝기), 해상도 등 3가지. 3가지가 높을수록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LCD의 경우 명암비는 1,000대1, 휘도는 600 칸델라, 해상도(HD급 기준)는 가로 1,280, 세로 768 수준까지 개발됐다. PDP는 명암비와 휘도는 훨씬 높고 다만 해상도(HD급 기준)만 가로 1,024, 세로 768 수준으로 다소 떨어진다.
삼성SDI 관계자는 "PDP가 화질면에서 LCD와 비슷한데다 올 하반기부터 패널 생산량이 늘어나 본격적인 가격하락까지 시작되면 PDP TV가 초대형 디지털 TV 시장의 간판 상품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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