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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눈으로 즐기는 한국사 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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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눈으로 즐기는 한국사 명장면

입력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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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년 한반도 역사가 만화로 나왔다. 2년 전 출판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전국역사교사 모임이 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원작으로 한 '만화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이다. '만화…'는 중·고생 대상의 '살아있는…'을 초등학생에게 읽히자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한반도 역사를 다섯 권에 담을 예정으로 이번에 1, 2권이 먼저 나왔다. 글은 서울사대부여중 역사 교사로 재직중인 윤종배씨가 썼고, 역사 만화를 많이 그리는 이은홍씨가 그림을 맡았다.이 만화는 초등학교 5학년 한솔이가 외할아버지, 아빠, 엄마, 선생님으로부터 역사를 배우는 식으로 풀어나간다. 어느날 선생님이 4만년 전 살았다는 다섯 살 아이의 해골사진을 보여준다. 해골에는 흥수라는 이름까지 붙어 있다. 선생님은 이 아이가 살던 시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무리지어 살면서 사냥하고 물고기 잡고 열매를 따먹었다. 맹수의 공격과 비바람,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동굴에 살았고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추위를 쫓았다. 옷을 해 입고 가족, 동료의 죽음을 슬퍼했는데 이는 사람만의 행동이었다." 구석기시대를 설명한 것이다.

선생님은 고조선 건국신화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하느님의 아들 환웅이 인간을 도우려고 세상에 내려왔다. 옛 사람들은 하늘을 두려워했고 신성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을 하늘의 자손이라고 떠받들었다." "곰과 호랑이가 와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곰과 호랑이는 각각 그 동물을 수호신으로 섬기는 부족인 것 같다. 이들 부족이 환웅족과 힘을 모으자고 왔다." "곰은 사람이 됐지만 호랑이는 포기하고 말았다. 곰 부족은 환웅족에게 순종했지만 호랑이 부족은 이를 거부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났다가 훗날 고조선이 커졌을 때 합쳐졌을 것이다."

삼국시대가 됐다. 먼저 전성기를 맞은 나라는 백제였다. 강력한 해상국가를 형성해 중국, 일본 등과 교류했다. 특히 일본에는 선진 문물을 대거 보내주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백제인의 여유를 보여주는 좋은 유물이다. 하지만 광개토대왕이 등장하면서 고구려의 힘이 부쩍 커졌다. 수, 당의 연이은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백성들은 싸움터에 끌려가고 성벽을 쌓고 세금을 많이 내는 등 큰 고통을 겪었다. 그런데도 연개소문은 무리한 강압통치를 폈고, 그 결과 그가 죽은 뒤 당, 신라의 협공을 받아 고구려가 무너진다. 외할아버지는 "신라는 왕, 귀족이 서로 돕고 장수가 병사들과 함께 고생하면서 나라를 이끌었기 때문에 통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제 아무리 강국이라도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통일은 됐지만 고구려 땅 대부분은 당이 차지했다. 선생님이 통일의 잘잘못을 따져 보자고 제안한다. 한솔이는 신라 편이다. "삼국 가운데 막내 취급을 받고 무시당하다가 백성이 힘을 합쳐 통일을 했는데 뭐가 잘못인가. 당이 한반도 전체를 노리고 있어서 신라가 동맹이라도 맺지 않았다면 한반도 전체를 잃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명규는 생각이 반대다. "신라 혼자 살기 위한 동맹이었다. 단군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운 요동과 부여, 고구려의 터전인 만주를 잃었다. 외국 군대를 끌어들인 것은 잘못이다."

선생님은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외세를 끌어들인 것은 잘못이지만,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이 없을 때였다. 당은 고구려, 백제를 친 뒤 신라마저 공격하려 들었다. 고구려, 백제 유민들은 다시 힘을 모아 당과 싸웠고 신라는 이들과 힘을 합쳐 당과 8년 동안 맞섰다. 당을 대동강 이북으로 밀어붙인 뒤 안정된 통일국가를 이뤘다. 세 나라의 힘이 모아져 진정한 삼국통일이 이뤄졌다."

1권은 이렇게 끝나고, 2권에서 통일신라와 고려 이야기가 이어진다. 휴머니스트 발행, 각권 9,000원.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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