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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공동善 지킴이 서영훈 <48> 공동선운동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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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공동善 지킴이 서영훈 <48> 공동선운동 10년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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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이 발족된 지 올해로 10주년이다.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세계관과 윤리관, 종교관, 인생관 등이 함축돼 있는 공동선 운동의 이념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싶다. 그것은 생명질서의 존중, 인간존엄성의 회복, 민족화합, 선진(善進)문화의 창조, 지구촌 평화사회 건설 등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생명질서의 존중'이란 경이적인 과학기술문명을 남용하지 말고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아 인간과 더불어 공존하는 뭇 생명의 질서를 존중, 보호하자는 것이다. 또 여러 생명가운데 인간이 보다 존귀한 까닭은 대자연의 질서 속에 있는 뭇 생명을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고, 그 사명과 책임을 다할 때만이 인간의 존엄성이 발휘될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회복'을 두 번째 이념으로 주창한 이유다. '민족화합'이 세 번째 이념인 이유는 우리 민족 구성원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이는 민족의 화합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선진문화'의 내용은 지식과 기술을 선용할 수 있는 지혜의 문화, 아름다운 기풍과 정서를 길러주는 감성의 문화, 일상 생활에서 실제적 효용가치를 존중하는 실용의 문화를 내용으로 한다.그 동안 추진한 것을 살펴보면 가장 많았던 것이 역시 순회 강연이었다. 수백차례의 강연에 이 방면에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각계 일류 강사들을 거의 다 모셨다. 어머니 교육을 위해 이준해(李俊海) 서울시 교육감에게 각 학교의 자모회 회원들에게 윤리교육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구청별로 구민회관에 보통 1,000여명씩을 모아 준 적도 있다. 서울시내 1,300여개 초중고 교장들을 초청해 700∼800명씩 참석한 스승의 날 행사를 세 차례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적도 있다.

'열린 가정운동'이란 이름으로 건전한 가정을 만들자는 운동도 했다. 송창석(宋昌錫), 김은경(金恩敬) 박사 등 이 방면의 전문가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가족플래너'라는 가족수첩과 윤리교본을 만들어 많이 보급했다. 또 정서에 호소하기 위해 생명의 노래를 지어 보급하기도 했는데 이 운동을 앞으로 많이 하려고 한다.

공동선 운동에 도움을 준 분들이 많다. 강석규(姜錫圭) 호서대 총장 이재훈(李宰勳) 변호사 백낙환(白樂晥) 인제대 총장 등이 차례로 이사장을 맡아 주었고, 운영위원회와 지도위원회에 정길생(鄭吉生), 김신일(金信一), 장한성(章翰成),이만근(李萬根), 김관희(金琯熙) 황무임(黃戊姙) 윤경로(尹慶老) 등 여러 분들이 열성적으로 도와주셨다. 조성두(趙成斗) 홍순만(洪淳晩) 황민성(黃旻星) 군 등 사무국장과 직원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희생적으로 일해 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또 탤런트 고두심씨, 가수 이미자 장사익 서유석 이선희씨, 아나운서 정은아 이금희 오미영씨 등이 보수도 받지 않고 열심히 도와주었다.

이런 운동을 하다 보니 특히 재원 조달이 힘들었고,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어려워 발족 당시의 여론이 기대했던 바에 못 미치고 있어 미안하게 생각한다. 더구나 본의 아니게 내가 제2건국운동 상임위원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하는 바람에 이 운동이 그만 침체해졌다.

그 동안 이 운동에 재정적으로 특별히 많이 도와준 분은 대구의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이며, 원로의 한 분인 김학봉(金學奉)옹이다. 근래에는 한림학원 이사장 이현만(李鉉滿)씨와 김상하(金相廈) 전 대한상의 회장께서도 찬조회비를 꾸준히 내주셨음에 감사한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유명한 관상가에게 내 사주를 보시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그 내용인즉, '자기 돈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돈을 많이 쓰기는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사회운동을 해온 것을 돌이켜보면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그러나 그 중 단 한 푼도 내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나를 도와주신 분들이 잘 알기에 오늘 이 나이가 되도록 사회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자부하며 그 은혜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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