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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명 교수의 멘털 클리닉/커피와 공휴일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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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명 교수의 멘털 클리닉/커피와 공휴일 증후군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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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직장인들은 공휴일에 늦잠을 즐긴다. 필자도 공휴일에는 평일보다 느지막하게 일어난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은 더 피곤하고 머리도 멍하면서 만사가 귀찮아질 때가 많다.평일보다 훨씬 많은 잠을 잤는데 왜 이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아 그럴 수 있다. 많은 직장인은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마실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몇 잔씩을 든다. 이렇게 커피를 매일 여러 잔 마시다가 공휴일에 늦잠자고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몸이 뻐근하고 피곤하면서 머리도 아프고 졸리는 것이다.

최근 원두커피 전문점이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 커피 금단증상에 의한 공휴일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처럼 카페인 성분 때문에 커피도 중독된다. 일반적으로 카페인은 원두커피 한 잔에 100∼200㎎, 인스탄트 커피 한 잔에 60∼100㎎, 홍차 한 잔에 40∼80㎎, 녹차 한 잔에 20㎎, 각성제 한 알에 150㎎, 콜라 한 잔에 20∼40㎎ 정도 들어있다. 커피를 하루에 두세 잔만 마셔도 250∼300㎎이상을 복용하게 돼 쉽게 의존성이 생긴다.

카페인은 담배와 알코올, 혹은 마약보다 의존성이 적고, 그 후유증으로 인한 능력 손상이 크지 않아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근래 카페인을 함유한 음식 섭취가 늘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

카페인은 뇌를 각성하는 역할을 해 적당량을 섭취하면 아침에 졸음을 쫓고 상쾌한 기분을 주지만, 과량을 섭취하면 불안, 초조, 손 떨림, 얼굴 붉어짐, 불면증이 생겨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커피 한 잔에도 이런 증상을 느낀다.

카페인을 오랫동안 많이 복용하면 금단 증상이 쉽게 생긴다. 실제로 금단 증상 때문에 커피를 줄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즐겨 마시는 드링크제에도 카페인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건강을 생각해 카페인을 제거했더니 판매량이 급감해 카페인을 다시 넣었다는 제조회사의 뒷얘기도 들은 바 있다. 또한 손님이 많고 유명한 원두커피 전문점일수록 카페인 함유가 높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도 카페인 의존성이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카페인은 다른 중독성 약물에 비해 크게 해롭지 않다. 하지만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끊거나 줄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과량의 카페인으로 인해 심신이 피로에 둔감해지면 꼭 필요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거나 잠을 설치게 돼 도리어 피로가 누적되고 심하면 과로사할 수도 있다.

커피는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저카페인 커피나 홍차로 바꾸거나 진한 원두커피보다 연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것이 한 가지 방법. 또한 불면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침에만 커피를 마셔야 한다.

박원명/가톨릭대 의대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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