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자주오지 않는다.'덕아웃을 지키는 백업요원들이나 환호도 플래시도 터지지않는 경기장에서 땀을 흘리는 2군 선수들의 응어리진 인생교훈이다. 주전 선수 부상으로 찾아 든 대타출전의 행운마저 놓치면 '하류인생'에 머물 수 밖에 없다.
2001년 SK에 입단, 이듬해 롯데로 이적해 3년간 87경기에 대수비요원으로 주로 출전했던 '땜질인생' 박남섭(23)이 지난달 24일 선배 조성환에 이어 지난 27일 신명철마저 몸에 맞는 볼로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기회를 잡았다.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SK와의 연속 경기 1,2차전. 올 시즌 처음 배팅오더에 이름을 올린 박남섭은 이날 '대형사고'를 쳤다. 박남섭은 1차전에서 4회말 만루상황에서 싹쓸이 3루타를 터트린 데 이어 8회말 다시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프로 데뷔 4년 만에 처음 맛보는 홈런이었다. 1차전에서 6타점을 독식한 박남섭은 2차전에 또 다시 1타점을 보태 자신의 통산 기록(4타점)의 2배 가까운 타점을 하루에 거둬들였다.
삼성 포수 현재윤(25)도 비슷하다. 진갑용(30)의 그늘에 가려 데뷔 3년 동안 마스크를 쓸 기회(73경기)가 많지 않았다. 팀이 10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19일 그에게 '행운'이 다가왔다. 허벅지 근육통으로 선발 출장이 불가능해진 진갑용 대신 '안방마님'자리를 꿰찬 현재윤은 이날 깔끔한 투수리드로 팀의 연패 사슬을 끊은 이후 팀의 6연승을 끌어냈다. 현재윤이 주전으로 들어선 이후 삼성 성적표는 8승1패. 진갑용의 노쇠현상을 걱정하던 삼성이 뜻밖의 보물을 발견한 셈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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