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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환의 스톡워치/시장에 순풍 불건 역풍이 불건 일희일비 말고 범선항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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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환의 스톡워치/시장에 순풍 불건 역풍이 불건 일희일비 말고 범선항해 해야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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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Master and commander)'가 국내에서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19세기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영국 해군과 프랑스 함선과의 전투를 그리고 있는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장면들에서 주식시장이라는 바다에서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는 투자자들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주식시장이라는 거대한 싸움터에서 매일매일 치열한 전투를 행하고 있지만, 상대방을 보지 못한 채 각종 정보와 컴퓨터 모니터만을 보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바다는 놀랄만한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역경과 시련을 주기도 한다. 집채만한 파도와 풍랑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재산을 잃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시장이라는 곳도 이런 점에서 바다와 흡사하다. 주식시장을 통해서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위한 자금을 구하고 또 많은 투자자들이 부와 명예를 거머쥐어왔지만, 그 이면에는 무수히 많은 '블랙먼데이'와 장기침체기가 있어왔으며 수많은 주식투자자들이 파산과 몰락의 비운을 맛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시장은 우리에게는 신대륙의 꿈과 거대한 어획고의 희망을 주고 있으며 우리 산업의 기반의 되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바다에서의 곤경이라면 험한 파도와 폭풍우를 연상한다. 그러나,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서 주인공 러셀 크로우가 직면한 최고의 위기는 바로 무풍지대에 갇혔던 때이다. 바람에 의존한 돛단배에 있어서 최고의 위기는 바람이 하나도 없는 지역에 고립되는 것이며, 그것은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시장이 이리저리 출렁이고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거세게 움직일 때 물적, 심적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시장에 움직임이 전혀 없는 무변동성 상태가 계속된다면, 가격의 움직임에서 이익을 얻고자 하는 주식투자자들에게 그것보다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때문에 시장에 순풍이 불건 역풍이 불건 그러한 바람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바람을 탓할 수는 없다. 오히려 바람이 있다는 자체에 늘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꿈이 있다면 그것은 거대한 범선과도 같은 배를 모는 것일 터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모터보트의 잔재미 보다는 잔파도에 흔들리지 않는 거대한 범선의 웅장한 항해를 꿈꾸는 투자자가 되었으면 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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