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 로버트 러플린 교수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이공계 대학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으로 뽑혔다. 외국인이 국내 대학의 총장에 선임된 것은 사상 처음으로, 과학기술계와 교육계는 외국인 총장이 일으킬 새로운 변화를 비상한 기대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국내 학문풍토에서 외부 공모형식을 도입, 최종 토론을 거쳐 러플린 교수를 4년 임기의 총장으로 선임한 KAIST 이사회의 용기 있는 결정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과학기술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 우리나라와의 각별한 인연,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진 러플린 교수에게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러플린 교수가 KAIST 총장이 되었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영광이지만 우리에게도 행운이다.
KAIST는 현재 세계 178위에 그치고 있는 국제적인 학술논문 발표를 앞으로 100위 안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이번에 러플린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이 같은 목표 달성이 한결 탄력을 받음은 물론 KAIST가 세계적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다른 대학과 연구기관에도 큰 자극을 주어 세계적 인재 유치에 나서게 하는 등 상당한 파급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범국민적 과학문화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 캠페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러플린 교수가 핵심역할을 함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 교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입증되지 않은 행정력, 언어·문화 차이에서 올 수 있는 갈등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러플린 교수가 총장 재임 중 웅지를 펼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의 전폭적인 협조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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