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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생활 불량자가 소화 불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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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생활 불량자가 소화 불량자"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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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9개월 만에 '신용불량자'가 된 J(28)씨는 최근 '소화불량자'로도 등록됐다. 빠듯한 월급으로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벅차 카드로 막다가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그 동안 잘 챙겨먹지 못한 식사로 인해 속은 엉망이고,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속쓰림 증세까지 나타난 것이다. 배가 더부룩해져 손가락을 따야 하는 일이 점점 잦아졌다. 결국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J씨는 역류성 식도염과 기능성 소화불량 진단을 받았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업무 과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무분별한 술자리 등을 피할 수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위에서 위험 신호가 와도 '누구나 겪는 일'이고 '목숨이 위태롭지 않아' 참는 경우가 많아 위장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조사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증' 환자가 1996년 890명에서 2002년 5,794명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민적 소화기 질환'인 위염, 위궤양 등 궤양성 위장질환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식도를 점검하라

속 편히 잘 먹으려면 소화기 관문인 식도가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위 입구까지 음식이 내려갔다가 음식물과 시큼한 위산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경험을 한 직장인이 꽤 있다. 위와 연결된 식도의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위산과 음식물이 역류한다. 큰 위험은 없지만 증상이 잦으면 위산이 식도를 자극해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명치 끝 부분이나 가슴 부위가 쓰리거나 침을 삼키면 목구멍에 뭔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침을 오래 하거나 목이 쉬며, 음식을 먹은 뒤 가슴이 쓰리거나 트림이 자주 나온다.

인천 힘찬병원 소화기내과 이성광 부원장은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려면 업무시 자주 마시는 카페인 음료와 흡연을 삼가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는 카페인 음료와 흡연이 위산 역류를 차단하는 식도 근육을 약화한다는 것이다.

또 야근시 자주 먹는 치킨, 피자 등 기름진 음식과 탄산음료도 좋지 않기 때문에 차(茶)나 우유로 바꾸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위장질환 주범

식도가 좋아도 위벽이 튼튼하지 않으면 복통으로 괴롭기 마련이다. 위벽이 헐어버리는 위염이나 위궤양 등 궤양성 위장질환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문에 무시되기 십상이다.

위염이나 위궤양은 콕콕 찌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 소화불량, 더부룩한 체기, 속쓰림 등을 신호로 시작된다. 만약 빈 속에 명치 끝, 배꼽 주위가 쓰리고 아프거나, 잠자다가 속쓰림 때문에 깨는 경우라면 십중팔구 위궤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음주 후 속쓰림이 유독 더 심해지거나 증상이 약해도 자주 나타난다면 검사와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위염과 위궤양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위액을 과다 분비시켜 급성 위염을 일으킨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피우는 담배는 위궤양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위벽을 파괴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지 않아야 한다. 술잔을 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절반 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

원인불명 소화불량 운동이 보약

점심식사 후 포만감을 못 느끼고 윗배에 묵직한 것이 걸린 듯한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는 직장인이 많지만 검진을 받아도 병명이 밝혀지지 않을 때가 있다. 질환이 없더라고 위가 기능을 제대로 못해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인 경우다.

이 증세는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의 직장인이나 유난히 신경 쓰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 스트레스와 뗄 수 없는 질환인 셈이다. 위궤양과 마찬가지로 헬리코박터균의 작용과 흡연, 과음 등이 스트레스와 맞물려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기능성 소화불량은 한가지만 잘 실천하면 극복할 수 있다. 바로 '저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다. 서서히 온 몸의 혈액을 원활히 돌게 하는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수영, 등산 등을 식사 1∼2시간 뒤에 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요가, 단전호흡 등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면 위장은 건강해지게 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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