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이석태(51·사시24회·사진) 변호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을 이끌고 갈 임기 2년의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창립 멤버로 참여하고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부회장을 지낸 민변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최대 '씽크탱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변호사가 민변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지 주목된다.29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민변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단독 출마해 당선된 이 변호사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권보호 및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민변 고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확립된 민변의 역할에 맞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해나가겠다"며 민변이 추진하는 일들에 큰 변화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민변 출신 변호사들의 정치권 및 공직 진출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한 이 변호사는 "민변의 기본 목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서는 민변 회원의 공직 진출시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회칙 개정안이 안건으로 회부되는 등 민변의 정체성을 둘러싼 내부 고민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개정안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기는 했지만 대다수 참석자가 개정안에 찬성, 구성원들조차 정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 과제로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 변호사는 "민변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문제와도 관련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회칙을 손질하는 작업도 고려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환경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동성동본 금혼 헌법소원 사건, 매향리 소음피해 손해배상 청구사건 등의 변호인 및 대리인으로 참여했다. 한편 민변 부회장으로 백승헌(41·사시25회) 윤기원(44·26회) 이기욱(48·5회 법무관) 변호사가 선출됐으며 사무총장에 장주영(41·27회) 변호사, 사무차장에 강기탁(37·35회) 이상희(32·38회) 장경욱(36·39회) 변호사가 뽑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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