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과학자가 세계 최대 규모 국제공동연구그룹의 최고 사령탑을 맡아 과학기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과학기술부는 30일 "김영기(41) 시카고대 물리학과 교수가 전세계 과학자 800여명이 참여하는 미국 페르미 국립가속기 연구소 양성자―반양성자 충돌 실험 'CDF 실험 그룹'의 공동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100명 이상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 대표를 한국인이 맡은 것은 처음이다.
김 교수는 6월1일부터 2명의 공동대표 중 한 명으로 실험을 총 지휘하게 된다. CDF 대표는 연구 참가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자리로 학문적 업적 뿐 아니라 통솔력 등에서 연구 그룹 참가자의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김 교수의 이번 영광은 더욱 의미 있게 평가된다.
1979년 시작된 CDF 실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 독일 영국 등 12개국 800여명이 참여해 지금까지 권위있는 국제 학술지에 272편의 논문을 발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물리 실험이다.
한국에서는 서울대 김수봉 교수, 경북대 김동희 교수, 성균관대 유인태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 동안 CDF 실험에서 소립자 질량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를 해왔으며 이 업적을 인정 받아 올해 '미국물리학회(APS) 펠로'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또한 버클리대 교수로 일하던 2000년 10월에는 과학잡지 '디스커버'지가 선정한 '21세기 세계 과학을 이끌 20인의 과학자' 중 한 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김 교수는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버클리대 교수를 거쳐 지난해부터 시카고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또한 2000년부터는 CDF 개선작업 총 지휘자로, 2002년부터는 미국 고에너지물리학 자문회의 회원으로 참여하는 등 물리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페르미 연구소는 지금까지 건설된 입자가속기 중 가장 에너지가 높은 양성자―반양성자 가속기 '테바트론'을 갖고 있는 곳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고 이휘소 박사가 이론부장으로 일했던 곳이기도 하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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