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들과 종교적 일체감을 갖는다면 평화재건지원 임무를 더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인 아르빌주로 파병되는 한국군 자이툰부대 장병들이 28일 이슬람교에 입교했다. 이날 서울 한남동 이슬람사원을 찾아 정식 입교한 장병은 민사대대 변상현(31) 대위 등 장교 6명과 부사관 9명, 병사 22명 등 모두 37명이다.
이들은 이슬람교의 금요합동예배일인 이날 이슬람 종교의식에 따라 온몸을 깨끗이 씻은 후 예배 주도자인 이맘의 인도를 받아 무슬림(이슬람 교도)이 되는 절차를 밟았다.
이들 자이툰부대원 37명은 '모든 신자는 신(알라)앞에 평등하다'는 의미에서 발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좌우로 길게 늘어선 채 신앙고백을 했다. "나는 알라 이외에 신이 없음을 증언합니다. 나는 마호메트가 알라의 사도임을 증명합니다"라는 의미의 아랍어 '아수하드 안나...'도 외웠다.
이들은 이어 예언자 마호메트가 자라나고 활동해서 이슬람 성지가 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까아바' 신전을 향한 자세로 예배에 임해 모든 무슬림이 같은 형제임을 다시 확인했다.
종교가 없던 이들이 이슬람교에 입교한 계기는 자이툰부대가 최근 마련한 이슬람 종교체험 행사였다. 파병지역의 현지주민 대다수가 무슬림인 점을 감안해 아직 종교를 갖지 않은 부대원들을 최근 3주 동안 한남동 사원으로 보내 이슬람교를 몸소 체험하게 하는 특별 행사를 마련했던 것. 그 결과 행사 참석자 51명 중 37명이 이슬람교에 매력을 느껴 이날 인생의 첫 종교로 이슬람을 택하게 됐다.
자이툰부대측은 이슬람교도가 된 장병들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이슬람사원에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율법에 따른 금식 등은 각자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이슬람교에 입교한 백성욱(22) 상병은 "대학 시절 전공인 아랍어 공부를 하다 코란을 읽고 이슬람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국군이 점령군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파병됐다는 사실을 현지인들에게 일깨워주겠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