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한산성이 날 부르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한산성이 날 부르네"

입력
2004.05.29 00:00
0 0

"남한산성의 숨겨진 비경을 즐겨보세요." 20만평에 달하는 소나무 숲과 서울 북한산이 한 눈에 보일 만큼 탁 트인 전망. 국내 최대 규모의 성곽을 따라 봄에는 갖가지 야생화가 유혹하고 겨울엔 눈꽃이 만발하는 남한산성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남한산성 8경'이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에 의해 선정됐다. 이 모임 회원으로 4년째 도립공원 남한산성의 역사문화유산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정겨운(42·여)씨가 20년 가까이 남한산성 구석구석을 누비며 찾아낸 '남한산성 8경'을 살펴보자.

제1경-사적 57호 성곽

신라 문무왕(672년) 때 쌓은 토성을 조선 인조(1624년) 때 석성으로 개축한 남한산성은 길이가 9.05㎞로 현재 국내 최장이다. 성 바깥 산책로를 따라 걸어야 성곽의 웅장한 규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제2경-서문에서 본 서울전경과 야경

비가 한 번 내리고 난 뒤 서문에 올라가 서울을 보자. 서울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은 물론 북한산 인수봉이 저만치 마주보고 섰다. 서울의 야경도 이곳서 보면 백만불짜리다.

제3경-동문 눈꽃 터널

이 길은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폭설이 내린 날 신비로울 정도로 더 눈부시다. 눈꽃으로 장식된 가로수 터널은 결혼식장의 꽃 아치를 연상케 한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장관이다.

제4경-동문 하행도로 벚꽃길

동문 밖 광주방향 하행도로변에 심어진 아름드리 벚꽃길은 누구나 인정하는 남한산성의 명물이다. 아름드리 벚나무가 길 전체를 에워싸 겨울 눈꽃 터널에 비길 만큼 아름답다. 꽃이 날릴 때면 마치 눈이 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제5경-동문 상행도로 떡갈나무숲

새순 돋을 무렵 동문 밖 상행 도로. 생명이 움트는 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푸른 새순이 돋은 떡갈나무의 갈색 가지에 봄볕이 선명하게 비치면 투명하고 싱그러운 색깔이 하늘 가득 펼쳐진다.

제6경-안개 낀 날의 소나무숲

남한산성은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소나무 숲이 20만평에 달한다. 맑은 날은 삼림욕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지만 안개가 끼면 신선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신비감이 물밀 듯 밀려온다.

제7경-가을날 침괘정 은행나무벤치

행궁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침괘정이 나온다. 가을 노란 은행나무 아래 벤치는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하는 데 더없이 좋은 장소다. 청나라로 끌려가 처형당한 삼학사의 단심(丹心)을 모신 현절사의 붉은 단풍나무도 이에 못지않다.

제8경-성곽 위 가을 보름달

온갖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성곽 위로 떠오른 보름달을 보노라면 금세 빨려들 것만 같다. '마법의 빗자루만 있다면 달려들 텐데'하고 생각하는 사이 어느덧 근심은 사라지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있다.

정겨운씨는 남한산성 8경을 30일 산성내 만해기념관에 열리는 '남한산성 역사문화강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