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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시아파 휴전 합의/알 사드르 신병처리 등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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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시아파 휴전 합의/알 사드르 신병처리 등 '불씨'

입력
200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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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미군은 나자프의 저항세력과 시아파 지도자들 사이에 체결한 휴전 합의를 인정, 나자프와 쿠파에서 저항세력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이변이 없는 한 약 2달 동안 남부 시아파 성지 나자프와 카르발라, 쿠파에서 계속된 미군과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측의 유혈충돌 사태가 종식될 전망이다.저항세력은 시아파 지도자들과의 합의에 따라 알 사드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연기하는 조건으로 무장투쟁을 끝내고 이라크 경찰이 치안을 맡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 미군은 이라크 경찰이 치안을 확보할 경우 최소 경비병력만 시내에 남기고 나자프 외곽으로 철수할 방침이다.

나자프 휴전 합의는 미군과 알 사드르 양측이 장기간의 대치상태에 부담을 느낀 가운데 이뤄졌다. 미군은 중요 정치 일정인 6월 말 주권이양을 앞둔 상태에서 더 이상의 치안 혼란을 방치하기 어려웠다. 포로 학대 파문과 잇단 자폭테러 등 악재가 수두룩한 터라 나자프 사태라도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다.

알 사드르 또한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민간인 희생이 늘고 시아파 성지가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증가하자 주민들과 온건 시아파 성직자들로부터 거세지는 휴전 압박을 마냥 거부하기 어려워졌다. 최측근들이 체포되는 등 최근 들어 전열이 눈에 띄게 흐트러진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알리 알 시스타니 시아파 최고지도자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타니의 한 부관은 “종교 지도자가 미군측에 나자프 대치상태를 평화적으로 끝내라는 강한 경고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휴전이 과격 시아파 세력이 저항을 완전히 포기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알 사드르의 신병 문제와 그 추종세력인 메흐디군에 대한 처리 등 주요 사안이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여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알 사드르는 지난해 4월 라이벌인 온건 시아파 지도자 피살 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군은 이번 휴전에 대해서도 “우리가 무크타다의 요구에 따라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그를 여전히 협상 상대가 아닌 ‘범죄자’로 간주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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