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풍경김두식 지음
교양인 발행·1만2,000원
군법무관과 서울지검 검사를 지낸 김두식(37) 한동대 법대 교수가 우리나라 법 운용의 문제점과 법률가의 일그러진 초상을 고발했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심어준 공포 때문에 법학을 선택했다는 김 교수는 사시 준비때부터 자신이 겪은 황당하고, 안타깝고, 속 터지는 일들을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털어놓았다고 한다.
군법무관 임용에 앞서 훈육대에 입소한 117명의 연수생들이 좀 더 편히 지내기 위해 집단행동으로 맞서 투쟁(?)하던 일, 검사 시절 검찰청 간부가 사건을 잘 부탁한다며 500만원을 놓고 간 후 그 간부를 사법처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이 술술 나온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는 초심이 결국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최고의 변호사로 인정받던 서정우씨가 '차떼기' 사건의 주역으로 활동하게 된 현실을 과감히 비판했다. 법과 시민이 따로 노는 어두운 현실을 뚫고 나아가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용기라는 생각으로 썼다는 저자의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법개혁이 왜 그렇게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지를 알 수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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