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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융기관 도덕적 해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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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융기관 도덕적 해이 놀랍다

입력
200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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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2차 공적자금 특감 결과에 나타난 우리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 부재는 국민을 경악케 한다. 감사원이 12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2차 공적자금 관리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월∼2003년 6월 집행기관의 낭비·횡령·관리소홀 등으로 회수 가능했던 8,231억원의 공적자금을 돌려 받지 못했다. 또 방만한 경비 집행 등으로 2,529억원이 부당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이 지적한 구체적 내용을 보면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산관리공사의 경우 공적자금인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매입한 부실채권을 외국회사 등에 팔아 그 이익을 기금으로 회수해야 함에도 자사의 일반회계자금으로 다시 사들였다가 되팔아 생긴 3,134억원의 이익을 자사 수입으로 잡았다. 자산관리공사는 이 이익금의 일부를 직원들 임금인상, 임원들 성과급 지급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가 과다지원 된 공적자금은 되돌려 받는다는 약정을 맺지 않아 1,008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99억원의 부실채권을 무담보채권으로 잘못 판단해 미국회사에 단돈 100원에 팔고, 자산관리 수수료를 이중 부담하는 등의 잘못으로 공적자금을 허투루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을 최소화해야 할 금융기관이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공적자금이 무방비로 낭비되고 있는데도 방치해 두고 오히려 임금을 올리고 성과급으로 나눠 갖는 등의 잔치를 벌였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실감케 한다. 이번 감사결과를 토대로 회수 가능한 공적자금을 철저하게 회수하고 부당 사용된 내역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적자금을 '눈먼 돈'으로 여겨 빼먹기 경쟁을 벌이는 풍토를 갈아엎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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