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적자금 1조원 날렸다/감사원, 2001~2003년 관리실태 특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적자금 1조원 날렸다/감사원, 2001~2003년 관리실태 특감

입력
2004.05.28 00:00
0 0

부실 금융기관 구조조정 목적으로 지원된 공적자금에 대한 2차 특별감사 결과 총 1조원대의 국민세금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이 가운데 횡령, 관리소홀로 8,231억원의 공적자금이 사라졌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 금융기관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2,529억원을 부당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부실채권 정리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의 경우 공적자금을 이용해 공사 자산을 3,558억원이나 늘리고 이를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은 27일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KAMCO와 우리은행 등을 대상으로 2001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사용된 공적자금 64조원의 관리실태를 감사,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KAMCO는 부실채권정리기금 39조원을 관리하면서 이 기금으로 매입한 부실채권을 자신들의 예산으로 헐값에 다시 구입하고, 이를 되파는 과정 등을 통해 3,134억원을 챙겼다. 그리고 이 돈으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임원들에게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KAMCO는 정부가 100% 지급보증한 채권을 무담보채권으로 잘못 분류해 헐값에 매각하는 바람에 272억원의 공적자금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또 사전검토 소홀로 부실채권 매각을 위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잘못 설립하는 바람에 외국계 투자회사에 관리수수료를 이중 지불하면서 474억원을 낭비했다.

예보는 화의절차가 진행중인 부실기업 S건설 등의 채무를 과다 감면, 공적자금 1,158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고, 태평양생명 등 부실금융기관의 자산 부채규모를 잘못 파악해 92억원의 공적자금을 과다 지원하기도 했다.

금감위는 부실금융기관 대주주로부터 부과한 경제적 책임부담금 2,325억원을 사용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공적자금 지원과 무관하게 1,112억원이나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실 금융기관과 관리기관의 도덕적 해이도 드러났다. 공적자금을 지원 받은 서울보증보험, 경남은행, 우리은행 등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적자가 계속됐지만 이 기간 임원 보수를 평균 80% 인상했고, 대학생자녀 학자금 피복비 등으로 1,416억원을 무상 지원했다. KAMCO 직원 2명은 부실채권 경매배당금 1억3,87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모두 77건의 위법, 부당행위를 지적하고 ▲시정 5건 ▲수사요청 및 자체고발 6건 ▲문책 1건(3명) ▲주의, 통보 47건 등의 조치를 취했다.

감사원 하복동(河福東) 재정금융감사국장은 “외국자본에 휘둘리거나 도덕적 해이로 소중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됐다”며 “공적자금 운용 전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