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색안경부터 벗어놓고 보자. 인류 문명의 역사에서 가장 금기시돼온 성(性)을 모티프로 하는 ‘세계 성(性) 문화전’이 26일부터 서울 여의도 63빌딩 1층 이벤트홀에서 열리고 있다.이번 전시는 개인 수집가인 김민석(49) ㈜솔로몬 대표가 지난 20여년간 세계 60여개국에서 수집한 조각, 회화, 사진, 도자기, 영상물 등 1,000여 점을 보여준다. 지난해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서 특별프로그램으로 열린 첫 전시보다 작품 목록을 보완해 서울로 옮겨왔다.
성은 지금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민망한 터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원시문명부터 다산, 풍요, 장수 등을 상징하며 인류의 예술 활동에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어온 주제인 만큼 성을 소재로, 주제로 삼은 작품은 풍성하기 그지없다.
전시장은 우선 지역별로 성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표출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유럽관, 아프리카관, 아메리카관, 아시아관으로 나눠 구성된다. 성에 관한 한 매우 진보적이었던 고대 그리스의 도자기, 조각상, 벽화와 인류의 끈질긴 생명력 혹은 창조력에 대한 상징으로 솔직하게 성을 표현했던 인도, 아프리카 지역 원시문명의 예술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시공을 초월해 여성미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밀로의 비너스 상을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흠집 하나까지 진품과 똑같이 제작한 복제품도 전시되며, 한구 현대 작가들이 적나라하게 성애를 묘사한 작품들도 나온다.
밀랍인형으로 임신부터 출산에 이르는 과정을 구성한 ‘청소년을 위한 성 체험관’도 별도로 마련했다. 포르노그라피적 성격이 강한 사진 등은 성인 전용 관람구역에 따로 모아 관람을 제한한다. 7월 6일까지. (02)562_3328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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