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제 유가에 대해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가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대체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상당 기간 동안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등으로부터의 수요 급증과 국제 투기자금의 유입, 이라크 정정불안으로 인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등을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조만간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창석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투기자금이 국제유가를 배럴당 4∼5달러 정도 끌어 올렸다"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유가가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메리츠증권도 "미국의 휘발유 성수기인 여름철이 끝나고 OPEC의 증산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7월 중순 이후에는 유가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 증권사와 외신 등은 공급부족이라는 근본 원인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워 고유가 추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80년대 이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유 시추와 정제 등 원자재 분야에 대한 투자가 20년 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근본 원인이 해소되려면 최소한 5∼10년은 걸린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여러 차례의 관련 기사에서 현재 증산이 가능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뿐이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하더라도 전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올라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관론을 펴기도 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석유화학, 정유, 항공·운수 등 유가에 민감한 업종 투자자들은 장기 전망을 확신하지 못하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주가 속에서 아슬아슬한 단기매매를 하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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