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잠복했던 알 카에다 간부와 접촉했던 방글라데시 국적자가 한국에 체재했던 사실이 밝혀져 한국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27일 한국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체포돼 프랑스로 이송된 알 카에다 간부 리오넬 듀몬(33·알제리계 프랑스인)이 2002년 7월∼2003년 9월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있던 기간에 1997년 1월 한국에서 밀입국한 방글라데시 국적자 아흐메드 파이샬(26)과 만나 사업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출입국조회에 따르면 파이샬은 1996년 10월 한국에 입국했다"면서 "1997년 1월 일본에 밀항했다는 일본 경찰 조사에 의하면 한국 체류 기간은 짧으나 한국 내 행적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경찰은 26일 파이샬과 그의 형 이슬람 모하메드 힘(33)을 비롯, 인도(32)·말리인(41) 등 듀몬과 접촉했던 이슬람계 외국인 5명을 불법체류 등 혐의로 체포, 조사하고 있다.
파이샬, 힘 형제는 도쿄(東京)에 외국인 전문 휴대전화와 국제전화카드 회사를 차려 놓고 니가타(新潟)에서 중고차수출업를 하던 듀몬과 거래했고 듀몬이 독일로 떠난 뒤에도 수시로 전화했다.
한국 당국 관계자는 듀몬이 북한에도 중고차를 수출했다는 정보에 착안, 북한과의 관련 여부도 조사중이다. 일본 경찰은 파이샬, 힘 형제가 현지 지사에서 요코스카(橫須賀) 미군기지에도 수차례 출입을 했던 것으로 보고 확인 중이다.
일본 언론은 미국에서 체포된 알 카에다 최고간부가 "한일 공동월드컵을 겨냥, 일본에서 테러를 계획했지만 지원조직이 없어 단념했다"고 말했었고 듀몬이 월드컵 폐막 직후 일본에 온 점에 비추어 일본에서 조직 및 자금원 구축을 기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받은 듀몬은 각종 테러 미수 사건과 1997년 보스니아에서의 경찰관 살해 혐의로 체포돼 12년형을 선고받고 사라예보 교도소에서 복역 중 1999년 탈출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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