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의 높은 파고가 그라운드를 넘실대는 가운데 올 시즌 만루홈런에 풍년이 들고 있다. 정규리그 전체 532경기 중 3분의 1 정도인 182경기를 치른 27일 현재 벌써 15개의 만루홈런이 쏟아졌다. 프로야구 22년 동안 한 시즌 평균 16.2개의 만루홈런(시즌 최다는 2001년의 36개)이 터진 것을 감안하면 2개월도 채 안돼 한 시즌 농사가 거의 다 끝난 셈이 된다. 특히 올 시즌 만루홈런은 지난 5일 삼성을 10연패의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현대 정성훈의 9회초 동점 홈런에 이어 26일 두산전에서 8회에 터진 현대 송지만의 역전 아치에 이르기까지 극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하면서 야구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27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와 롯데 경기에서 터진 용병 페레즈의 만루홈런도 마찬가지였다. 7회초 페레즈는 1사 만루에서 김주철의 2구째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통쾌한 만루홈런을 쏘아올려 한 점차로 팽팽하게 전개되던 투수전의 분위기를 타격전으로 몰아넣었다. 시즌 8호째를 국내 프로야구 데뷔 이후 첫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한 페레즈는 단숨에 4타점을 보태면서 타점 40개로 이 부문 5위에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타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아는 7회말 마해영의 솔로홈런에 힘입어 19경기 연속 팀 홈런 신기록을 이어갔지만 페레즈의 홈런 한방에 무릎을 꿇으면서 4―6으로 패배, 이날 경기가 취소된 LG에게 공동 2위 자리를 내줬다. /김병주기자
●인천·수원·잠실 경기 순연
27일 오후 내린 비 때문에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인천 문학구장의 한화―SK전이 취소돼 예비일인 8월13일, 수원의 두산―현대전은 9월15일 연속경기로 각각 치른다. 잠실구장의 삼성―LG 경기는 2회초까지 진행됐으나 비가 거세 노게임이 선언돼 9월11일 연속경기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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