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의 방향성을 상실한 채 사소한 뉴스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는 '하루 벌어, 하루 살기'식 불안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27일 국내증시는 오랜만에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를 보이는 '쌍끌이 장세'를 연출하며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거래소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26억원과 473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2,324억원을 순매도했다.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어선 것은 14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 중 한때 405까지 치솟다 오후 들어 경계 매물이 출현하면서 397.84로 마감했다.
상승의 직접적인 이유는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았고, 25일(현지시각)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개장전 동시 호가에서 이미 800을 넘어서며 초강세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한때 810.69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개인을 중심으로 한 경계 매물이 쏟아지며 떨어지기 시작해 802.4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3일째 매수우위를 지켰고, 모처럼 1,349억원대의 프로그램 순매수세가 가담한 것이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20일 이동평균선인 810 돌파에 실패해 반등세가 아직은 미약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2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해 장기전망을 어둡게 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국내 증시의 수급상황이 많이 호전돼 이번 반등장은 820∼830선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일선과 200일선의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 등 장기 전망이 어둡고, 투자자의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820선 돌파가 첫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전략팀장은 "뚜렷한 매수주도세력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소한 재료로도 급등락하는 현 장세에서 반등락의 범위를 예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이미 바닥에서 10% 정도 반등이 이뤄진 만큼 추가반등 여력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사중 삼성전자는 4%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가 상승폭을 낮춰 2.85%(1만4,000원)가 오른 50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텔레콤은 4.15%가 상승했다. 포스코와 KT도 각각 3.94%와 3.61%가 올라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대우종합기계는 수요 악화 전망으로 8.48%가 떨어졌고, LG투자증권도 4.58%가 하락해 나흘 만에 반등세가 꺾였다. 최근 최대주주가 금강고려화학에서 김문희씨로 변경됐다고 공시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8,763만주와 2조2,383억원으로 평소보다 적은 편이었고, 상승 종목은 492개, 하락 종목은 248개였다.
코스닥 지수도 4.42포인트 오른 397.84포인트로 마감해 하락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이 홀로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4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물량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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