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은 사실상 사라졌지만, 문제는 여전히 높은 언어 장벽이다."유럽연합(EU)이 5월1일부터 10개의 회원국을 추가로 받아들이면서 EU 사무국 통·번역 관계 부처에 비상이 걸렸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이번에 새롭게 EU 회원국이 된 국가들이 대부분 자국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에스토니아어, 체코어, 헝가리어, 라트비아어, 몰타어, 리투아니아어, 폴란드어, 슬로바키아어, 슬로베니어어 등 9개의 공용어가 추가됐다.
EU 각 부서들은 갑자기 늘어난 통·번역 업무 부담 때문에 "서류는 무조건 짧게 작성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다. BBC는 이에 따라 앞으로 문서의 길이는 과거에 비해 절반인 평균 15쪽 정도에 그치게 된다고 보도했다. EU의 통·번역 대상 문서는 연간 148만 쪽에 달하는데 여기에는 각종 법령과 세계 각국과의 관계에 대한 정치적 평가, 역내 모든 국가에서 벌어지는 기업 합병 및 국가 보조금 지급 결정 등이 포함돼 있다. EU 확대 이전에도 부족한 인력 탓에 번역 미처리 문서가 통상 6,000 쪽에 달했지만 회원국 확대 이후 미처리 문서 분량은 무려 10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EU 집행위는 통·번역 요원을 추가 모집하는 한편 실무자들에게 업무의 우선 순위를 정해 생산성을 높이도록 주문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미 200여명의 통·번역 요원을 새로 채용한 데 이어 올 가을에도 200명 가량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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