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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작곡가 마이클 니먼 내달 8·9일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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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작곡가 마이클 니먼 내달 8·9일 내한공연

입력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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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캠피온 감독의 영화 '피아노'에서 벙어리 주인공 아다의 목소리를 대신하던 피아노 선율을 기억하시는지.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영화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요리사, 정부,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는?모두 영국 작곡가 마이클 니먼(60)이 음악을 만들었다. 영화음악 작곡가로, 현대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미니멀리즘의 선구자로 유명한 그가 첫 내한공연을 한다. 6월 8, 9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1부에서는 '피아노' 등 대표적 영화음악을 들려준다. 2부는 구 소련 다큐멘터리 영화의 개척자 치가 베르토프(1896∼1954) 감독의 1929년 작 무성영화 '카메라를 든 사나이' 를 상영하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이색 무대. 러닝타임 68분의 이 영화의 음악은 제대로 된 악보 없이 감독 자신의 메모만 남아있는데, 니먼이 완전히 새롭게 작곡해 2002년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초연했다.

니먼은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하지만, 클래식 작곡가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음악은 단순한 음형을 반복하며 확대하는 이른바 '미니멀리즘' 계열로 분류되는데, 이 용어는 그가 1968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것이다. 오케스트라와 현악사중주, 아카펠라 코러스 등 다양한 앙상블의 곡을 썼고, 오페라 'Facing Goya'(2000),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를 위한 바이올린협주곡(2003)도 작곡했다.

'카메라를 든 사나이'는 20세기 초 모스크바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구 소련 시민들의 삶을 포착한 기록영화. 영화사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사회주의 혁명 초기의 낙관과 열정이 녹아있으며, 이중노출·고속촬영·극단적 카메라 앵글 등 당대의 영화기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니먼 자신은 '내가 함께 한 최고의 영화'라고 말한다.

무성영화 시대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틀면서 악단이 직접 음악을 연주하곤 했다. 그러나 당시의 영화음악은 아예 전하지 않거나 불완전한 악보로만 남아있는 게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9월 서울시향이 거장 프리츠 랑 감독의 1924년 작 무성영화 '메트로폴리스'의 음악을 영화와 동시에 연주한 적이 있다. '메트로폴리스'의 음악은 1920년대 무성영화로는 드물게 작곡가(고트프리트 후베르트)의 관현악 총보가 남아있어 그게 가능했다. SF영화의 원조로 꼽히는 '메트로폴리스'는 기계문명의 어두운 미래를 예견한 혁신적 작품으로, '카메라를…'이 보여주는 사회 발전에 대한 희망적 시선과는 달리 나치 등장 직전 독일과 유럽의 우울한 전조가 깃들여 있다. 공연 예매·문의(02)2004―0114 www.lgart.com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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